3일 오전 10시 방학 중이라 텅빈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화곡초등학교 운동장. 2000년 시즌을 뛸 화곡초교 야구 선수들이 희망을 가득 안고 하나둘씩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모두 모였구나.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거라.그리고 너희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열심히 훈련라기 바란다." 화곡초교 김동호 감독이 새해 덕담을 하자 어린이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젖먹던 힘까지 내 지난해 못다한 전국 정상에 오르겠습니다." 어린 선수들은 지난해 회장기전국초등학교야구대회 정상의 문턱에서 주저앉아 준우승에 머문 한을 새해에는 꼭 풀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린이들은 운동장을 뛰는 러닝으로 새해 첫 훈련에 들어갔다. 어린 선수들이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을 붙이며 운동장을 돌자 고요했던 운동장이 다시 활기를 띠었다. 찬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선수들은 도는 회수가 늘어나면서 가뿐 숨을 몰아쉬었고,이마에는 굵은 땀이 주루룩 흘렀다. 이어 선수들은 본격적인 겨울강화훈련에 들어가 케치볼 연습에 들어갔다.

번트 연습도 했다. 실내야구장으로 옮긴 선수들은 T배팅 훈련을 시작했다. 1인당 하루 300개 이상을 쳐댔다.

"힘들어도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찬호·이종범 형들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습니다." 화곡초교 주장이자 투수인 정승훈 군(5년)을 비롯, 올해 주전으로 뛸 투수 최종인, 유격수 이진석, 투수 겸 좌익수 김유선, 포수 오수빈(이상 5년), 키 166㎝로 신체조건이 뛰어난 장두영, 내야수로 뛸 오선진(이상 4년) 등은 한결같이 "아무리 강도 높은 훈련이라도 이겨내고 말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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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월 4일 기사에서 초등학교 4학년 오선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