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팀 타격 WAR은 6위, 팀 투수 WAR은 5위 입니다. 투타 전력으로 보면 중위권을 유지하는게 맞는데도 팀성적은 예전의 자리 10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작년에 용병 투수가 2이닝만 던지고 드러 누웠던 암울한 상황도 아닙니다.  문동주의 부진이 아쉽지만 선발진이 어찌 되었건 잘 돌아가고 김민우의 빈자리는 신인 황준서가 잘 채워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잘하던 선수들 중 올해 부진한 타자들도 많이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채은성, 노시환, 안치홍 등이겠죠. (스캠 때 과연 무엇을 했는가? 이건 참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라 이 부분을 문제 삼진 않겠습니다) 대신에 김태연, 황영묵, 최인호 등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용병타자 페라자도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성적입니다.





결국 이런 선수들 구성으로 지금 이렇게 바닥을 기고 있는 건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일단 불펜 운용부터. 손혁과 최원호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의 감으로 믿고 선택한 선수들을 지나치게 중용한다는 것. 마치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한 기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게 한승혁의 지나친 중용과 혹사겠죠. 이 점은 현장에 있는 코칭 스태프나 단장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유형의 실수인데,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안목이 맞았음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 무리수를 두다가 결국 팀까지 망쳐버릴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이민우나 장시환 등 자신들이 믿는 선수들만 너무 자주 기용하다보니 가뜩이나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이민우는 더 힘이 빠져 요즘 타자들에게 너무 맞아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장민재나 다른 불펜투수들을 기용할 베짱도 용기도 없는 겁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빠른 전략의 수정을 가져가는 것도 요즘 세상에 참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손혁과 최원호는 이 부분을 전혀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선수, 믿는 선수가 해결해 줄 거란 막연한 기대와 근거 없는 희망에 터진 게임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일요일 한승혁의 멀티이닝 때 볼넷을 남발함에도 교체없이 계속 한승혁으로 간 것, 그리고 오늘도 한승혁이 만루 채웠는데 교체 타이밍 늦은 것 등....진작에 손을 써야 했음에도 최원호는 지나치게 큰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불펜운용의 핵심에는 자신들이 맞음을 입증하려는 욕심과 지나친 기대와 희망이 깔려있다고 봅니다. 그런 욕심과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인해 불펜 운용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현실입니다.





타선의 엔트리나 라인업 운용도 비슷합니다. 애초에 대수비로서의 역할 이외에 크게 기대가 안됐던 김강민의 잦은 선발 출장, 마찬가지로 타격감도 좋지 않고 2루도루허용 자동문 수준이던 이재원의 선발 출장이 많았죠. 이재원의 경우 투수리드가 좋다는 근거없는 이유로 특히 자주 출장했는데, 손혁과 최원호가 얼마나 자신들의 이상에 빠져있는 지를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들이 선택한 선수이니 어떻게든 해줄거라는 믿음과 어떻게든 내가 옳았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그들의  아집으로 인해 마땅히 기회를 얻어야 할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놓치고 팀 성적은 더 안좋아지고 있습니다.  





시범경기에서 잘한 임종찬을 초반 스타팅으로 기용한 것까지는 인정합니다. 워낙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어떤 감독이라도 임종찬을 썼을 겁니다. 하지만 임종찬이 하락세를 보이며 세부지표가 떨어졌을 때도 지나치게 중용하더군요. 반면 작년에 풀타임을 돌며 훌륭한 세부지표와 가능성을 보여준 이진영에게 개막부터 2군행(타격 폼 수정한다는 이유였는데 솔직히 변명이라고 봅니다, 스캠 때 뭐하다가 이제야 타격폼을 수정합니까?)을 지시했는데, 1군에 다시 올라왔을 때도 지나치게 가혹한 기용을 합니다. 타구질이 좋았음에도 운이 따르지 않아 아쉽게 아웃이라도 되면 2타석만에 교체를 시켜버리는 데 어떤 타자가 쉽게 감을 잡겠습니까?







타자들 기용에 있어서도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신들이 야구인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자신들의 감을 중시한다는 겁니다. 이미 데이터상 보여준게 있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무시하고 제대로 기용하지 않으면서, 더 이상 가능성이 없음에도 자기의 눈이 옳았음을 보여주기 위한 선수들 한승혁, 김인환, 유로결, 장진혁 같은 선수들을 우선 기용하는 겁니다.







야구는 분명 현장경험도 중요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꼭 살펴봐야 하고 데이터를 근거로 즉각적인 대응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한승혁 멀티이닝 돌리면 안되는구나, 주자들 쌓이면 바로 구원투수 교체해야 하는 구나, 세부지표가 좋은 이진영을 중용해야겠구나, 여러모로 이재원보다 나은 박상언을 1군 콜업해야겠구나. 이런 선택을 하려면 데이터를 볼 줄 알아야 하는 게 첫번째고 두 번째로는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변화를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문제는 손혁과 최원호 체제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이미 둘은 공동운명체고 자신들이 옳았음을 입증하기 위해 기존의 선수기용방식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손혁과 최원호 동시 경질이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경질 하기 전에 물론 후속 방안을 잘 준비해놓고 조속히 경질해주길 바랍니다.





PS. 사실 타자야 어쩔 수 없다치지만 투수 WAR도 최원호의 이상한 불펜운용으로 많이 깎아먹었죠. 정상적인 운용이었다면 당연히 5위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이런 비 합리적인 운용을 선수들이라고 모를까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전혀 숨기지 못해 얼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감독을 어떤 선수들이 존경하고 따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