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현수와 염따는 핸즈에서 만나 칵테일 한잔씩 나눠 마시며 서로의 음악세계를 토론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그들은 같은 작업실에서 서로의 노래를 비평해주면서 같이 앨범을 준비했었지만, 변변한 경력도 없는 염따는 훅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슬럼프에 빠져들었고 현수는 노래하던 경험을 살려 살아숨셔를 발표 하게 되었다.

살아숨셔를 작업하느라 바빠진 현수는 슬럼프에 빠진 염따를 케어해줄 여력이 없었고 결국 염따는 슬럼프에 늪에 빠져 글자 하나 적지못하고 케이블 방송이나 출연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염따가 그렇게 바닥없는 라방의 늪에 빠져드는 동안 현수의 살아숨셔는 많은 인기를 끌었고 수익 정산금을 보여주며 오늘은 소고기를 먹자고 하는 현수의 티없이 밝은 웃음을 보며 염따의 심장은 염따 자신도 모르게 싸늘하게 식어갔다.

이후 둘의 관계는 겉으로는 이전과 같았고 현수와 염따도 이전과 같다고 여겼지만 실상은 언제 파탄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둘의 관계가 완전히 파탄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현수는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가사를 쓰고 싶어했고 당연히 자신의 음악세계를 가장 깊게 이해하던 염따에게 조언을 구했다.

\'어우 난 영어는 잘 몰라~.\'

슬럼프에 시달린 염따는 본연의 총기를 잃은지 오래였고 그런 그가 현수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렇게나 조악한 것 뿐이였다.

\'그래 그거야!\'

하지만 현수는 염따의 조악한 조언에서 답을 찾아내었다.

\' 늘 말하셨지 돈 버는 것보다는 얻어라 존경을 열심히만 한다면 언젠간 홈런을 난 그 말을 믿어 뭐든지 다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날 밀어 줘.\'


이 가사를 본 염따에게, 자신이 더 이상 현수를 뛰어 넘을 수도, 따라 잡을 수도, 이해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은 충격이였고 현수의 목을 조른건 그런 자신도 이해 할 수 있는 충동이였다.

현수에게 자신의 불합리한 충동을 모조리 쏟아낸 염따는, 자신의 정신을 흐리게 만들던 슬럼프에서 벗어났다는걸 느꼈고 다시 현수를 이해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현수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대신 노래를 발표하며 염따는 점점 현수에 가까워졌지만 그럼에도 완전한 현수가 될 수는 없었다.

\'돈 버는 것보다는 얻어라 존경을\'

현수의 껍데기를 뒤집어썼지만, 여전히, 염따는 이 가사를 이해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