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웹툰이나 소설이었으면, 니들의 정신병은 없었을 거야.

그냥 재밌는 러브스토리니까. 얼굴이 바뀐 게 뭔 대수였겠어.

그런데 특정 배우에 의해 시각/청각 감각으로 각인된 어떤 즐거움이,

다른 배우를 받아들이지 못하게하는 거부반응은 어쩌면 인간 진화의 측면에서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야.

오리가 새끼 때 어미를 보고 "각인"되듯이, 인간도 그런 "각인효과"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거든.

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우선 도망쳐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던 수십만년 전 인간삶에서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야.

그리고 인간은 그런 거부반응 유전자를 오롯이 소유한 채로 현대사회로 넘어온 거니까.

인간 뇌 구조상 자연스러운 증상이야.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런 논리적이지 않은 감정몰입은 누구에게나 있어.

그런 감정몰입이 너무 지나쳐 눈살찌푸려지는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사람도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군상이지.

머리 좋은 사람이 있고, 지적장애인도 있고, 자폐증도 있고, 정상이지만 자폐증에 가까운 사람도 있고.

그런 인간들이 모여 우리라는 사회가 된 거잖아.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니들,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선 자신을 지켜야 주변에 사랑도 줄 수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