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학벌이 자랑이 되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오히려 부모의 자산 재력이 스펙인 시대이고
이제는 계층의 사다리마저 무너진 세대이다

그런데 이번에 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이 학벌을 얻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온 사람들이고
그 바탕에는 가족의 결핍과 보상심리가 있다

우리 가족이 어떻게 나를 키웠는데
너는 우리집의 자랑이다
이런 시대가 끝났는데도
그 희생이 헛되지 않기 위해선

나는 흠결이 없어야 하고
나는 가족의 자랑이 되어야 하고
우리 가족이 나한테 거는 기대는 당연한 것이고
학벌과 성공에 대한 열망과
원가족에 대한 부채의식들이 종교로 나타난 것 뿐이다

그런데 요즘 시대에는 학벌만으로는 성공이 어렵다
원가족을 부양할 만큼의 큰 돈을 벌 수가 없고
그 기대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오히려 자유롭게 자란 자식들이
사고 치면서 자란 자식들이
돈도 잘 벌고 결혼도 잘한다

특히 결혼할 경우 오히려 부모님에게
육아나 경제의 원조를 받는 집도 많은데
(원조해줄 것을 기대할 수 없는)집안의 기대를 받고
가족의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원조를 받고
훌륭한 학벌만을 얻은 경우

가족들이 이러한 사회현상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배우자는 원가족의 공동 보상을 해치는
죄악이 될 수 밖에는 없는 운명이다

결국 학벌에 대한 꿀같은 보상은 없고
그런 기대로 자라난 자식은 그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사랑이 제물로 바쳐지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그러나 그 기대는 애초에 충족시킬 수 없는 기대라고
원가족의 마음에 못 박지 않는 마음은
풍선처럼 부푼 희망고문일 뿐이고

마녀재판 또는
자신이 데릴사위가 되는 선택 등
나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
종교는 생존과도 연결돼있었을 거라
종교 포기는 죽음과도 같을 것이다

종교에 드리워진 마음의 아픔을 알아차리는 사람만이
종교를 극복할 사랑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