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을 숨기고 있던 선남선녀(?)들이 드뎌
본색을 드러내었다.
현실에서 빌런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노출시킨다.
평소에 빌런들은 범인(凡人)으로 위장한다.
평민(노멀 퍼어슨)으로 생활하던 이들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순간은 찰나이다.
때로는 나르시스트로. 또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자기 정체성을 커밍아웃하는 순간은
결코 길지 않다.
그 순간을 위해 빌런은 은연자중하는 법을 DNA로 내화되었다.
즉, 선험적인 본능이 내면에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로부터 물러받은 피는 결코 속일 수가 없다.
대개 사람들이 빌런으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순간은
이권(금전문제)이나, 사랑(치정), 또는 질투, 원한 등이
격발되는 극한의 경우이다.
이러한 환골탈색의 순간까지 그들은 위장한다.
때로는 지극히 내성적인 순둥이거나,
범생이거나, 칠푼이거나, 까칠한 은둔자 혹은 외로운 늑대 또는
고독한 하이에나 등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결혼이라는 계약적 결합을 통해
동거할 때, 내면에 축적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동반을 약속한 자와 갈등한다.
그 결과 과정이야 어찌되었던 디보스드(divorced)되어
탈결혼화 시장으로 방목된다.
그렇다고 그들이 다 빌런으로 통칭할 수는 없다. 그들은
어찌보면 빌러들에 의한 희생양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빌런들과 그 희생양들이 난투극을 벌이는 현장.
여기서, 과연 누가 빌런이고 누가 희생양이었는
우리는 구분할 수가 있을까.
어쩌면, 빌런과 그 희생양은 51:49의 비율로
규정되었을지도 모른다.
시청자 개개인의 감정과 동화되면 약자, 선한자, 혹은 동정표를. 받는
착한 사람으로 다가오고
3초라는 선입견의 절대적 개입순간에 이질감을 갖게 되면
악인, 나쁜 자, 혹은 빌런이 되는게 아닐지.
저 사람은 빌런이라고 힐난하기 전에
우리 자신의 내면에 49%의 비율로 내재하고 있는 빌런적 시각이
특정인을 빌런으로 공격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