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아베 나나, 37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2 20:21:18
조회 1636 추천 36 댓글 8
														


20b8d42fe4ed1c933a9aece01ae7701cf91bdce55e2f5d6ed0216c0bd9edd3c290e2ce63


그녀는 오늘도 퇴근길에 집 근처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오징어를 사들고 집에 들어간다.


목욕을 마친 뒤, 재미없는 TV방송따윌 켜놓고 앉아 예능인의 품평을 하며 막 냉장고에서 꺼낸 맥주를 딴다.


'푸쉭' 소리를 내는 캔맥주.


이 소리를 몇번이나 들었을까. 대학교 시절 OT때 처음으로 마신 술.


정도라는 것을 몰랐던 그녀는 심할 정도로 마셔댔고, 교수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흔들어대는 사고를 친 그녀는 


다시는 밖에서 술을 마시지 않겠다 다짐하며 술은 무조건 집에서 마시는게 옳다고 생각하였고


그렇게 이 삶을 반복해온지 어언 20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꿀꺽꿀꺽' 차가운 맥주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 목욕으로 따뜻해져있던 몸을 차갑게 식힌다.


매일 반복해온 일상이었음에도 오늘따라 그녀의 몸은 시렸다.


남자가 없어서? 아니다.


술마시며 떠들 친구가 없어서? 아니다.


격무에 시달려 아파서? 아니다.


외로웠다.


뼈에 사무칠 정도로 외로움이 그녀를 감쌌다.


예능활동으로 온몸이 쑤시고 아파 파스를 붙이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지만,


그 이상으로 아픈 것은 마음이었다.


반쯤 동태눈이 된 채로 TV방송에 흘러나오는 음악따윌 들으며


'오늘도 하루가 지는구나' 라고 생각할때쯤, 울려퍼지는 전화기 소리.


혹시라도 프로듀서가 전화한걸까? 아무런 의미없는 기대였지만 그래도 작은 희망에 걸어본다.


또 엄마 전화였다.


얼마전, 느즈막히 결혼식을 올린 엄마의 친구의 딸 이야기로 설교를 들으며


슬슬 가정을 꾸려야하지 않겠냐는 전화.


몇번이고 거절하고, 듣기 싫다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던 그녀였지만


오늘따라 그 말들이 계속 가슴 한켠을 쑤셔댔다.


꽤 긴 시간, 엄마의 잔소리를 듣다가 전화를 끊어버리고 핸드폰을 이불에 던져버린다.


막 다마신 맥주캔을 대충 접어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파스를 꺼내 몸이 아픈 부분에 붙여나간다.


왜일까.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던 그녀는 정신을 차려보니 평소 아팠던 부분이 아닌, 가슴 언저리에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이렇게 파스를 붙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은 녹을까.


열파스가 뿜어내는 열기가 몸을 풀어주는 기분이 들어야할테지만, 늘따라 열파스는 기운이 없었다.


가슴 대신 눈이 뜨거워졌고, 어느샌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울면 안된다고 항상 그렇게 자신을 다독여왔지만, 이미 흘러나오기 시작한 눈물은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티슈대신 이불속으로 들어가 이불로 눈가를 닦는다.


마지막으로 빨아본게 언제인지 모를 이불, 더러운 이불이지만, 지금의 그녀에겐 훌륭한 티슈의 대용품이었다.


다 큰 처녀가 펑펑 울어대는 것도 꼴사나웠기에


그렇게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는 소리를 죽인채 흐르는 눈물을 계속 닦아나간다.


내일은 울지 않을 수 있을까.


내일은 웃으면서 집에 올 수 있을까.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 밤.


그녀는 그렇게 울다가 지쳐 잠이 든다.


내일은 웃을 수 있기를, 그렇게 바라면서.

추천 비추천

36

고정닉 12

3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계엄 때문에 가장 큰 타격 입은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2/30 - -
729493 3달 만에 레데리 다시 켰다 [2] 9.8066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3 0
729492 재밌게볼라면 전작봐야하고 이런거 뭔가 좋은거같음 [2] 단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2 0
729491 이상하게 일본쪽 야동은 여자가 남자유두햝는게 자주보이더라 고독한주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3 0
729490 요즘 가스렌지 좀 병신같아서 약불 조절 쉽지 않음 [1] 타우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3 0
729489 저 스파이드맨 되게 띄엄띄엄 봤는데 그래도 괜찮을까요 [2]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6 0
729488 후지와라라는 성이랑 후지와라노 라는 성이랑 무슨 차이냐 [6] 쇼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17 0
729487 스포) 그 등장부분 좋았음 [4] 벌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1 0
729486 역에서 노출플레이하는 아마나 [3] 어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46 2
729484 죽은 자지도 부활시키는 자지 프리스트 [9] 흑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32 0
729483 페도음해는 억울해요 [2] 참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3 1
729482 해먹을만한것중 센불로 빠르게 익혀야 하는 음식이 뭐 있지 [2] ㅇㅇ(119.194) 21.12.15 78 0
729481 노노 이상한짤 책상다람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5 0
729480 스포) 스파이더맨에서 나오는 fes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8 0
729479 동네에 가마돈까스 생겼다!! [1] 센카와치히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6 0
729478 난 뭐하든 무조건 약불 아님 중불인데 [3] 닥터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4 0
729477 마이테츠 해본놈이 뭘 카호보고그래 어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04 2
729476 근데 이번 스포이드맨 진입장벽 개높네 [3] TE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2 0
729475 천박한거보면 꼴리기보단 더럽다는 생각안듬? [2] ㅇㅇ(106.246) 21.12.15 100 0
729474 요리처음하면 다 센불 좋아하는건 거의 국룰이라 신기할정도 [6] ㅇㅇ(119.194) 21.12.15 104 0
729473 @하 617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59 0
729472 픽시브 좆데 R-18 인기순 1위가 리아무네 [2] 어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55 0
729471 아니 내일까지 차단이네ㅋㅋㅋㅋㅋ [1] 참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7 0
729470 엥 저 스빠이더맨 본적없는데 [10] 단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15 0
729469 아니 씨발 진료확인서 뗐었던거 쓰레기통에 버렸었네? [2] 타우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8 0
729468 이게 씹레 32:9비율임? [1] ㅇㅇ(182.214) 21.12.15 115 0
729467 아 세리카 쥬지의 포로 만들고 싶다 [1] sic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9 0
729466 천박한건 좋은데 불쌍한건 못보겠음 TE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06 0
729465 청량리역 먹을만한거 추천좀 [6] 구로동잠자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1 0
729464 친구 학교 교수 레전드네 ㅋㅋㅋ [6] Kasug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21 0
729462 근데 님들 제가 광고글 쓰는거 본적이 있나요 [1] 참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7 0
729463 뇌피어싱갤에 맞는 하루 뇌에 생크림 짜는 짤 [2] ㅇㅇ(175.223) 21.12.15 110 4
729461 님들 담당 떡인지 보고 뽑아본적 없음?? [8] ㅇㅇ(175.223) 21.12.15 127 0
729460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해 오늘 저녁은 돈까스 [2] 루시드Luc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1 0
729459 어짜피 구작도 안봐서 스포가 안아프다 [1] ㅇㅇ(119.75) 21.12.15 74 0
729458 아~씨발 노벨피아 자동결제됐네 [1] 유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6 0
729457 이런애한테 어떻게? 손을 댈 생각을 [7] 참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32 0
729456 전 거미맨 디즈니 플러스에 나오면 볼 거임 [4] 9.8066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7 0
729455 그냥 난 천박한 망가를 못보겠음 [1] ㅇㅇ(106.246) 21.12.15 89 0
729454 뇌에 피어싱 [1] SteveJob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1 0
729453 님들 그럼 겨털?같은건 어떰?? 텐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7 0
729452 어차피 레이우롱 DLC캐릭터인데 지금 할인도 없네 ㅇㅇ(119.194) 21.12.15 75 0
729450 스파이더맨 입갤 ㅋㅋ [2] 蘭子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0 0
729449 스포x) 구작하나도안봤으면 이거보고와 [3] fes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01 0
729448 스파이더맨 그 부분 극장에서 사람들 다 오 소리 나오더라ㅋㅋㅋㅋ [3] 허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21 0
729447 내일부터 4일동안 공부만해야돼 책도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6 0
729446 미안해요 실패한 드립이었어요 [6]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17 0
729445 올해의 후미 [2] 오버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97 0
729444 아니 요리하는데 약불이란게 존재하는게 이상하지 않음? [6] 쇼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112 0
729443 저는 지금까지 빵집 떡인지 한번도 안봤음 텐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77 0
729441 갤럭시노트 만든사람이 팀장시절 노태문이였구나 Tick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5 81 0
뉴스 [TVis] 최지우 “4살 딸, 등도 밀어줘…30년 후 어떨까” (‘슈돌’) 디시트렌드 01.0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