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는 자기 남자의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느 분야의 장점이 다른 부분에선 단점이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집중력이 뛰어나면 눈치가 없을 수 있다.

마음이 너그럽고 여유로우면 일할 때 철저함이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여자들은 집중력이 뛰어나면서 눈치도 있길 바라고 마음이 너그러우면서 일도 독하게 하길 바란다.

이건 마치 F1 경주용 자동차가 렉서스처럼 승차감도 좋길 원하는 것하고 비슷하다.

수십년 같이 산 남편의 장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너무나 당연해서 장점이 없다고 생각하고)

작은 단점들, 예를 들어 다정하지 않다, 잘 안씼는다, 눈치가 없다 이런 걸로 남편을 수십년 동안 못살게 군다.

케바케지만

다정하지 않은 사람은 우직한 면이 있을 수 있고, 잘 안씼는 사람은 털털한 면이 있을 수 있으며, 눈치가 없는 사람은 집중력이 강해 공부를 잘할 수 있다.

반대로 다정한 사람은 다른 여자에게도 다정할 수 있고, 잘 씼는 사람은 부인의 청소, 설거지 상태에 대해 불평할 수 있으며, 눈치가 있는 사람은 산만할 수 있다.

여자들은 자기 남자의 장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 장점에서 파생되는 다른 분야에서의 단점은 겨우 그거 고쳐주는 게 힘든 거냐고 평생을 바가지 긁는다.

그 작은 걸 고치게 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성격과 성향이 완전히 변모하는 것이라는 것을 여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두번째는 자기 남자의 과거 잘못을 잊지 못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잘못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잘못이 해소되는 프로세스는 그 잘못이 상대방에게 발각되고 잘못한 사람은 용서를 빌고

상대방이 용서를 하거나 용서를 못하거나로 종결된다. 용서를 하면 계속 같이 사는 거고 용서를 못하면 헤어지는 거다.

용서를 못하고 헤어지는 게 가장 깔끔한 루트이다. 남자가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나는 용서를 못해서 이혼했다.

이 얼마나 깔끔한 서사와 결말인가.

그런데 여자들은 용서를 하고 같이 살아도 죽을 때까지 두고두고 그 잘못을 때때로 끄집어내어 스트레스를 준다.

남자 입장에선 황당하다. 그때 용서를 하고 넘어간 것 아닌가? 대체 언제까지 그때의 잘못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야 되는 걸까?

부부 사이라는 게 서로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지 않나.

여자들은 항변한다. 내가 그때 이혼하지 못한 이유는 주변의 시선과 경제적 문제, 자식들 때문이라고.

그럼 이런 거다. 주변의 시선과 경제적 문제, 자식들 때문에 이혼을 하고 싶지 않아 안했지만

이혼을 했을 때 누릴 수 있는 특권(용서 안하기, 미워하기)은 누리고 싶다.

이거야 말로 체리피커 아닌가?

'용서 안하기'는 헤어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법을 떠나서 윤리, 도덕적으로 그 사람을 평생 미워하고 욕하는 것은 이혼한 사람만 누릴 수 있다.

결혼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욕하고 미워하라고 생긴 제도가 아니다.

결혼의 장점(사회적 대우, 경제적 안정)은 누리고 싶고 상대방을 욕하고 미워하는 욕구도 채우고 싶은 것이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면인가!

다른 집 남자들은 다른줄 안다. 다정하면서도 우직하고 깔끔하면서도 부인에게 잔소리 하지 않고 집중력이 뛰어나서 뭐든 해내면서도 눈치가 빨라 여자 맘을 잘알아준다고 생각한다.

폭행을 한다거나 도박을 한다거나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운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장점이 있으면서도 작은 단점들도 있고

때로는 잘못도 하고 사는데도 마치 공산당이 이상적인 공산주의 사회를 바라듯이 이상적인 남편의 모습을 상정해놓고 그거에 맞지 않으면 만족을 못한다.

우리는 모두 안다. 이상적인 공산주의 사회라는 건 없다는 것을 하지만 여자들은 모르는 것 같다. 그렇게 이상적인 남자는 없다는 것을.

여자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남자들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살아보니 여자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았던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