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각종 비즈니스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상당수의 소비자는 한층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 역시 보다 적은 시간과 인력을 들여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윈윈(Win-Win)이다. 배송 빠른 온라인 쇼핑몰의 확대, 키오스크를 이용한 무인 점포의 등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출처=셔터스톡
다만, 이런 와중에 오히려 큰 고통을 겪게 된 사람들도 있다. 신체적, 혹은 정신적 불편을 가진 장애인, 새로운 문물에 적응하기 힘든 노약자 등이 특히 그러하다. 특히 웹이나 앱을 비롯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문제가 핵심이다. 아무리 빠른 배송을 보장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라도 화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며, 다양한 상품이 준비된 키오스크라도 주문 방법을 모르면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뿐이다.
최근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런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선천적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나이를 먹다 보면 신체 기능 저하로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얼핏 멀쩡해 보이는 노인이라도 정밀한 검사를 거치면 장애인으로 판정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이런 사람들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공감대 역시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장애인 관련 법안을 다수 통과시켰다. 통과된 법안은 10개나 되는데, 그 중 상당수가 장애인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처=대한민국국회
해당 법안 중,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법’ 개정안은 기존의 중증장애인 외에 전체장애인이 건강주치의를 비롯한 의료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 개정안은 식품을 제조 및 수입하는 업자가 시각∙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점자나 음성, 수어 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46조,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 등의 관련 법안도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정보통신 서비스를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 법안에는 키오스크나 모바일 앱에서도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규정했다.
정치권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기업들도 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재무적 성과를 넘어 환경 친화성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까지 반영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대두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품 및 서비스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25일, 서울시는 시각장애인 및 고령자를 위해 홈페이지 내 첨부문서에 대한 음성 지원 서비스를 다음달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각종 공지나 보도자료의 첨부문서 옆에 ‘바로보기’, ‘바로듣기’ 아이콘이 추가되며, 이를 누르면 첨부문서의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아이콘 위치 역시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시각·청각 장애인 TV보급 사업 선정식에 참석한 (왼쪽부터)삼성전자 강은경 상무, 방송통신위원회 장대호 과장, 삼성전자 이의윤 프로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시각·청각 장애인용 TV 보급사업' 공급자로 4년 연속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저소득층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정보 습득 및 소통 능력을 높일 수 있는 TV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원되는 삼성전자의 40형 스마트TV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만 화면에 표시되도록 편집 가능하다. 또한 채널 정보 배너로 장애인방송 유형 안내, 폐쇄 자막 글씨체 변경, 높은 음량 안내, 소리 다중 출력, 포커스 확대 등의 접근성 기능을 다수 탑재했다. 그리고 점자 버튼 리모컨 및 점자 사용 설명서 등도 제공한다.
쇼핑몰 이미지의 글자를 읽어주고 탐색 도움용 버튼도 제공하는 ‘U See NOW(유씨나우)’ 앱 / 출처=인포플라
접근성 관련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참여가 적극적인 것이 눈에 띈다. IT 운영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인 인포플라는 장애인이 온라인 쇼핑몰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U See NOW(이하 유씨나우)’ 앱을 개발했다. 이는 인포플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OCR(이미지 속 글자 인식) 기술과 스마트폰의 화면 낭독 기능(갤럭시 토크백, 아이폰 보이스 오버 등)을 결합했다.
유씨나우는 G마켓, 11번가, 아마존, 다이소몰 등의 쇼핑 앱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상품 페이지로 들어가면 이미지 속 상품정보를 포함한 각종 글자를 인식해 음성으로 들려준다. 또한 쇼핑몰 페이지의 하단에 각 이미지를 원터치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을 추가해 시각장애인도 편하게 온라인 쇼핑몰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씨나우를 개발한 인포플라의 최인묵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ESG 경영은 단순한 기업 이미지 개선을 넘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 소양이 되어가고 있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하는 웹 접근성 의무를 완전하게 준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씨나우와 같은 기술이 한층 각광받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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