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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IT(잇)다] 고병수 에임비랩 “IoT·AI 사료관리 ‘마이피드’로 축산업 디지털 전환”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20 11: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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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축산업계는 오래 전부터 사료의 잔량과 질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습기가 차서 썩거나, 벌레의 둥지가 돼 버려야 한다. 사료의 잔량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 너무 많이 남으면 폐기해야 한다. 반대로 사료가 모자라면 가축이 굶어 잘 크지 못한다.

문제는 사료 저장고인 ‘사료빈’의 크기가 너무 커서 사료의 잔량과 질을 자세히 살피기 어려운 점이다. 사료를 잘 다루지 못하면 가축도 잘 기르지 못한다. 가축 생산비 가운데 사료비의 비중은 40%~70%에 달한다. 게다가 사료의 품질에 따라 가축의 사육 난이도, 번식의 성패도 달라진다.



사료의 잔량과 질을 관리해 적확한 양을 알맞은 시기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가축 생산비는 줄이고 소득은 늘릴 수 있다. 축산업계의 시름도 한결 줄어들 것이다. 고병수 에임비랩 대표가 주목한 것이 이 부분이다.

농가에서 태어난 고병수 대표는 축산업계가 사료 관리 문제로 고민하는것을 어린 시절부터 보고 느꼈다. 기술이 모든 것을 바꾸는 시대, 축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축산 사료관리 솔루션 ‘MyFeed(마이피드)’를 구상했다. 사료빈에 작은 IoT 기기를 부착해 사료의 잔량과 질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배송을 자동화하는 구조다.



지금까지는 사료의 잔량과 질을 살펴볼때, 사람이 사료빈에 올라가 눈으로 보고 추측하거나 망치로 사료빈을 두드려 내는 소리로 짐작했다. 이 방법은 오류가 많다. 사료는 대개 고체인데, 입자 크기가 저마다 달라 어떻게 혹은 얼마나 쌓이느냐에 따라 부피가 변한다.

수미터 높이로 쌓인 사료빈 내 사료가 혹시 썩었는지, 어느 부분에 있는 사료가 썩었는지도 알기 어렵다. 육안 관찰 자체가 위험하다. 해외에서는 사료빈을 관리하다 추락이나 매몰 등 사고로 연간 30여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레이저로 사료 잔량을 측정하는 기술도 있지만, 숙련된 인부가 큰 기기를 설치해야 했기에 다루기 까다롭고 비싸다. 한정된 사료빈에만 장착 가능하고 유지보수와 수리도 어렵다.



에임비랩 축산 사료관리 솔루션 마이피드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IoT 기기’를 사료빈에 장착하고,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동작한다. IoT 기기는 사료빈 내의 사료 양은 물론 사료 일부가 썩었는지, 벌레가 생겼는지를 파악해서 알려준다. 비결은 LIDAR(라이다)를 비롯한 각종 센서다.

레이저로 물성을 감지하는 라이다 센서를 쓰면 사료빈 내부의 사료 잔량을 정확히 측정 가능하다. 여기에 암모니아 검출 센서가 더해진다. 사료가 부패하면 나오는 암모니아를 검출하는 센서다. 사료 잔량과 부패 측정 결과는 서버로 전송해 AI로 분석, 오차를 보정한다. 이를 토대로 가장 알맞은 사료 보충 시기를 계산한다.



IoT·AI 센서를 탑재한 기기와 앱으로 만들어진 축산 사료관리 솔루션이라면 으레 가격이 비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에임비랩 마이피드는 약정 구독 모델로 사료빈 하나당 월 1만원 이하 가격(2년 약정 시)에 이용 가능하다. 약정 없이 쓰려는 축산 농가를 위해 에임비랩은 농기계 보조금 지원 사업도 신청(2021년 결과 발표 예정)했다.

에임비랩 마이피드는 누구나 3분만에 설치할만큼 다루기 쉽다. 사료빈 뚜껑을 열고 붙이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설치 인건비, 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1년 단위로 배터리만 충전해주면 별다른 유지보수 없이 잘 동작한다. 본체 부피가 작아 크기, 유형 구분 없이 거의 모든 사료빈에 간편하게 장착해 쓴다.

에임비랩 마이피드의 또 하나의 장점은 시기, 가축 사육두수에 최적화된 ‘맞춤형 사료 자동 주문’이다. 지금까지 축산가는 사료를 보충할 시기를 정확히 가늠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료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돼 부랴부랴 구하느라 웃돈을 주거나, 너무 많이 남은 사료가 오염돼 비용을 들여 버리는 등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썼다.

사료의 잔량을 정확히 파악하면 사료를 언제, 얼마나 사야할지 짐작 가능하다. 주문도 앱으로 간편하게 한다. 축산가가 사료를 소모하는 추세를 통계로 만들어 참고하는 것도, 제조사 사료별 정보와 가격 비교도 지원한다. 축산 농가가 불필요한 관리 비용 지출을 크게 줄이도록 돕는다.



에임비랩 마이피드는 사료 제조사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IoT 기술로 사료 잔량을 정확하게 안다면, 지역이나 시기별로 가장 알맞은 사료 배송 시기와 분량을 가늠하게 된다. 그러면 사료 제작과 운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축산가의 사료 주문량 변화를 토대로 타겟, 맞춤형 영업도 가능하다. ERP와 연동되므로 축산 농가의 지역·시기·가축별 사료 소비 주기와 주문 데이터라는 소중한 영업 자산도 얻는다.

에임비랩 자체 조사에 따르면, 마이피드를 도입한 축산가는 연간 21일만큼의 노동력을 절감한다. 사료 관리와 주문, 배송 효율이 높아진 덕분이다. 에임비랩 마이피드의 설치와 유지보수 비용은 기존 설비의 1%선에 불과하다.

마이피드를 도입한 사료 제조사는 운송비를 70%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 지역·시기·가축별로 사료 소모량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꼭 필요할때 필요한 양만 배송하면 된다. 데이터 기반 사료 구독 모델로의 발전도 기대된다. 마이피드 앱을 활용하면 영업과 마케팅 비용도 절감한다.



해외 축산 업계도 에임비랩의 문을 속속 두드린다. 영국 최대 규모 사료 제조사 GLW Feeds와 MOU를 맺고 테스트팜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유럽과 북미 진출을 노린다. 마이피드의 IoT 기기는 부피가 작아, 가축의 사료 외에도 밀가루, 쌀 등 사일로(사료나 곡물을 저장하는 대형 용기)에도 적용 가능하다. 스페인을 비롯한 해외에도 사료 관리 기술이 있으나, 성능과 기술 수준, 유지비용면에서 단연 마이피드가 앞선다고 고병수 대표는 강조한다.

에임비램 마이피드는 축산업계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나아가 ESG 경영을 도울 기술로 주목 받는다. 한국 농업계에는 스마트 농업을 비롯한 각종 기술이 조금씩 이식되는 추세다. 반면, 축산·수산업계는 아직 디지털 기술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한국 축산업 규모가 지난 50년간 연 평균 12.2%씩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타깝고 놀라운 일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을 더하면 축산업은 규모와 양 모두를 잡으며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병수 대표의 목표는 한국 축산업계의 낙후된 온라인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먼저 사료를 관리할때 AI 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효율을 높인다. 전화로 사료를 주문하던 비효율적 구조를 벗어나, 알맞은때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받는 온라인 유통망도 구축한다. 이렇게 되면 축산 농가는 여러 비용을 절감한다. 온라인 기술이므로 대규모 농장, 각기 다른 지역에 있는 축산 농장의 통합 관리도 된다. 사료 소비량을 데이터로 만들면 축산업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에임비랩 마이피드는 ESG경영에서 E(환경)도 돕는다. 축산가가 사료의 잔량과 질을 관리해 소비량을 최적화하면 가축이 만드는 이산화탄소, 사료 수입 혹은 제조비용과 그에 상응하는 이산화탄소를 각각 줄인다. 사료 제조사도 물동량을 분석해 배송 효율을 높이면 운반할때 차량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인다.



고병수 대표가 그리는 청사진은 선명하다.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 축산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것이다. 기본은 사료 관리다. 이를 토대로 데이터를 추출, 가공해 축산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 다음에는 기온과 날씨 등 축산업계를 괴롭히는 여러 변수를 해결할 디지털 기술 파트너로의 발전을 꿈꾼다.

고병수 대표는 “에임비랩 멤버들은 모두 축산업에 몸 담은 경험이 있다. 부모님에게 축산업의 문제점을 듣고 이를 해결하려 합류한 멤버도 있다. 대를 이어 축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기업이다. 앞으로의 대를 이을 축산업 혁신 솔루션 구축, 축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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