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은 흔히들 얘기합니다. 보통은 패션계에서 통용되는 말인데,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서도 최근 복고풍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외형만 복각한 게 아니라 10년 이상 된 구식 제품을 찾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최신 제품일수록 이미지 품질과 기능이 나아져서 구형 제품을 찾는 경우는 잘 없었습니다. 특히 콤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에 사용성이 밀려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하지만 뉴진스, 세븐틴 등 MZ 세대를 겨냥한 아이돌들이 구형 디지털 카메라를 소장품으로 선보이고, 또 구형 카메라만 특유의 화질 저하가 스마트폰으로는 느낄 수 없는 향수를 자극하면서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주요 카메라 업체들은 콤팩트 카메라 생산을 그만둔 지 오래고, 10여 년 전 구매해 지금은 서랍 한편에 모셔져있는 제품들이 중고 시장에 풀리고 있죠.
올림푸스 뮤 터프 8000, 2009년 출시돼 올해로 15년 된 구식 카메라다 / 출처=IT동아
‘34OSGOOOO’ 닉네임을 사용하는 독자분께서는 ‘카메라에 관심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사보려 합니다. 한 10~15만 원 내외면 동네 중고거래로 제품을 살 수 있던데, 어떤 제품을 어떻게 골라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구매 시 주의할 점이나 추천할만한 제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라고 메일을 보내셨는데요. 소싯적 사용하던 디지털 카메라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 불문하고 상태 봐야
34OSGOOOO님께서는 소장 및 단순 활용이 목적이시니 ‘뉴진스 디카’처럼 올드한 제품을 구하고 계신 듯 하네요. 그렇다면 제품은 최소 10년 이상 된 제품을 추천합니다. 최신 제품일수록 구성품도 좋고 깔끔하겠으나, 대략 2014년 이후 제작된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2014년 이전의 캐논 익서스(IXUS) 및 파워샷(G10 이전 모델) 니콘 쿨픽스(COOLPIX), 후지 파인픽스(Finefix), 소니 DSC 시리즈, 삼성전자 디지털 카메라, 코닥 이지쉐어 등의 제품을 추천드리며, 렌즈가 큰 하이앤드 카메라를 제외하고 손바닥 크기의 콤팩트 카메라를 고릅니다.
브랜드를 불문하고 중요한 것은 센서 크기입니다. 센서가 1/2.5” 인치 혹은 1/1.8”로 작은 제품일수록 화질 및 품질이 떨어져 원하는 사진이 나옵니다. 화소 수는 보통 600~1200만 사이를 선택하는데, 화소가 떨어질수록 이미지 품질도 나쁘니 약 1000만 내외로 적절히 고르시기 바랍니다.
전원이 잘 들어오는지, 충전 규격 및 케이블은 잘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 출처=IT동아
제품을 선택할 때 집중적으로 봐야 하는 건 전원입니다. 중고 디지털 카메라는 연식이 오래됐고, 보관 상태도 좋지 않아 전원 및 작동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구식 카메라는 자체 충전 규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충전 케이블 및 충전기도 필요합니다. 당시 케이블은 지금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전원이 안 들어오는 제품은 피합니다.
또한 전원이 들어온다면 동작 상태를 확인합니다. 사진 및 동영상은 제대로 촬영되는지, 버튼 인식에는 문제가 없는지, 고무가 삭아서 떨어지거나 탈락된 부분은 없는지, 영상 소리는 잘 녹음되는지, 강한 충격으로 인해 깨지거나 찌그러진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또한 구형 카메라는 노트북 등 모니터로 보는 것과 카메라 화면으로 보는 이미지 품질이 상이하므로 노트북 등이 있다면 현장에서 이미지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밝은 곳에서 한 장, 어두운 곳에서 한 장 각각 촬영하고 모니터로 사진이 괜찮은지, 이미지 품질은 마음에 드는지 보고 결정합니다. 이때 이미지에 사라지지 않는 줄이 있거나, 빨간색 혹은 검은색 점 등이 많으면 불량이므로 제외합니다.
전원을 켜면 렌즈 커버가 잘 열리는지, 표면에 흠집은 없는지, 렌즈 내부에 곰팡이나 발삼 없이 맑고 투명한지를 확인합니다. 우측의 사진은 실제로 곰팡이가 핀 렌즈입니다 / 출처=IT동아
전원이나 동작 품질 등에 문제가 없으면 렌즈를 확인합니다. 구형 디지털 카메라는 예시처럼 전원이 꺼져있을 때 커버가 닫힌 제품이 많습니다. 커버가 잘 열리지 않거나 문제가 있다면 수리가 어려우니 구매하지 않습니다. 여러 차례 동작에도 문제가 없다면 플래시 라이트를 비춰 렌즈 안쪽을 살펴봅니다.
카메라는 습도에 민감한 제품이어서 보관을 잘못하면 렌즈에 곰팡이나 발삼이 생깁니다. 플래시로 카메라 안쪽을 비추고 내부에 잡티나 프렉탈 패턴, 점 주변으로 흐린 형태 등의 곰팡이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렌즈 내부가 또렷하지 않거나, 흐린 기색이 있으면 절대 구매하지 않습니다. 곰팡이가 생긴 렌즈는 원상 복귀가 불가능하고, 수리 비용도 제품 가격보다 비쌉니다.
렌즈에 생기는 곰팡이는 식품에 피는 곰팡이와 모양이 다릅니다. 따라서 인터넷 등에서 렌즈 곰팡이 사진을 찾아서 사전에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외관의 제품 나사나 내부 배터리 단자 등에 녹이 슬어있다면 렌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터리가 부풀었는지, 호환 배터리를 구매할 수 있는지, 메모리는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 출처=IT동아
카메라 전원, 렌즈 등에 문제가 없다면, 마지막으로 구성품을 확인합니다. 충전기 및 충전 케이블, 배터리는 별도로 구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확인합니다. 또 제품에 배터리가 분리되는 타입이면 꼭 열어서 확인합니다. 배터리가 부풀어서 빠지지 않거나, 부푼 느낌이 나면 스웰링 현상으로 고장 난 배터리입니다. 호환 배터리가 지금도 판매하는지를 확인하고, 대체제가 없다면 구매를 자제합니다.
또한 카메라 저장장치도 중요합니다. 구형 디지털 카메라도 SD카드를 쓰지만, 내장 메모리에 저장하고 USB로 옮기거나 혹은 자체 규격 메모리를 쓰는 제품도 있습니다. 후지 및 올림푸스의 XD 카드, 소니의 메모리스틱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형태의 메모리 카드는 구하기 어렵고, 1~2GB가 4~7만 원대로 매우 비쌉니다. 특수한 형태의 메모리 카드 제품이 필요한데, 카드가 없다면 현장에서 가격을 깎아야 합니다.
오래됐다고 다 ‘흐린 눈’ 이미지가 아닙니다
구형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도 센서 크기가 작은 콤팩트 카메라만 원하는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 출처=IT동아
최근 소장품으로 구매하는 카메라는 대체로 구형 카메라 특유의 흐린 눈 효과, 구식 이미지 등을 위해 구매하지요. 하지만 제품 연식이 오래됐다고 모든 카메라가가 그런 건 아닙니다. 예시의 올림푸스 뮤 터프 8000은 2009년식 1200만 화소 제품, 캐논 EOS 60D는 2010년식 1800만 화소 제품입니다. 하지만 60D는 센서 크기가 커서 조건만 잘 맞추면 2024년식 미러리스 카메라 수준의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1인치 센서를 사용한 2012년식 소니 RX100이나 APS-C 센서를 탑재한 니콘 쿨픽스 A 같은 제품도 피해야 합니다.
센서 크기가 1/2.5” 인치 혹은 1/1.8”로 작고, 연식이 오래됐으면서 상태가 좋은 제품을 잘 찾기 바랍니다. 이미지 품질을 사전에 확인하고 싶다면 사진 공유 플랫폼 플리커(Flickr)에서 특정 카메라 기종으로 검색하거나, 구글 및 네이버에서 찾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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