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스마트폰을 켜고 터치만 몇 번 하면, 먹음직한 음식이 집 앞까지 찾아온다. 배달 앱 덕분이다. 식사뿐 아니라 디저트, 커피 등 차와 간식에 이르기까지 배달 음식 종류도 여러 가지다.
배달 앱 없이 살 수 있을까? 살 수야 있겠지만, 아주 불편할 것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인기 배달 앱의 다운로드 횟수는 1,000만 번 이상이다. 배달 앱이 1,000만 명 이상, 우리나라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쓸 정도로 우리 삶 속 깊숙히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다.
그런데, 배달 앱을 쓰다 보면 몇 가지 의아한 점을 느낀다. 먼저 배달 앱의 상품은 거의 모두가 ‘음식’이고, 입점 업체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나 편의점, 마트다. 반찬 가게나 정육점, 생선 가게나 전통 시장의 먹거리 등 소상공인의 상점과 상품은 왜 배달 앱에서 볼 수 없는 것일까?
수도권을 벗어난 곳에서는 배달 앱을 쓰기 어렵다. 입점 업체 수가 적어서다. 배달 앱을 쓰는 소비자들이 1,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데, 왜 상점들이 배달 앱에 입점하지 않을까? 입점하는 데 제약이나 한계,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왼쪽)와 서민수 헬로월드 대표(가운데)
스마트 결제·상점 스타트업 넥스트페이먼츠의 지광철 대표와 플랫폼 솔루션 기업 헬로월드의 서민수 대표는 이 질문의 답을 알고 있다.
지광철 대표 : “배달 앱에 입점하면 주문과 결제, 배송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배우기도 어렵고 쓰다 보면 헷갈리기 마련이에요. 프로그램 구축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나이가 많아 디지털 기술을 배우기 어려워하는,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소상공인에게 배달 앱 입점은 아주 어려운 일이에요.”
서민수 대표 : “배달 앱 입점 업체는 대부분 음식점, 편의점이나 마트입니다. 모두 규모가 어느 정도 큰 체인점, 대기업 가맹점이에요. 소상공인이나 전통 시장의 상인은 배달 앱에 입점하기 어려워요. 배달 앱의 수수료나 입점료, 광고료가 부담스러우니까요.”
지광철 대표와 서민수 대표는 창업 동기를 ‘소상공인을 위한 기술을 만들기 위해’로 설명한다. 이들이 힘을 합쳐 소상공인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쓸 수 있는 주문 배달 솔루션을 개발하는 이유다.
배달 앱에 입점하지 않고도 주문 결제와 배송 등 혜택 누린다.
우선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넥스트페이먼츠는 스마트 결제와 상점 기술을 개발한다. 키오스크(무인 자판기)와 테이블 오더(탁자에 놓인 태블릿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도록 돕는 기술), 스마트 오더(스마트폰 주문)와 사이니지 등 결제와 관련된 모든 스마트 기술을 가졌다.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 오더
이 기술을 응용해 무인 상품 홍보대, 무인 주문·결제 등 스마트 상점 기술도 선보였다. 정부의 스마트 상점 지원 사업에 기술 공급 기업으로 2년째 참여해 상점, 그 중에서도 사업 규모와 매출이 작아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기 어려워하는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
헬로월드는 배달 관리 솔루션을 개발한다. 오토바이 라이더를 비롯한 배달 담당을 간편하게 지정하고, 상품 판매량과 매출 관리도 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사용자가 상품 준비에만 매진하도록, 지정한 시간이 지나면 배달 대행사에게 자동으로 알림 호출을 보내는 기능도 있다.
헬로월드의 배달 관리 솔루션은 주문 시간, 상품별 판매 금액 등 다양한 정보를 담는다. 이를 분석해 상권 분석 보고서도 만든다. 특정 배달 앱이나 배달 대행사를 지정해 쓰는 것도 된다.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배달 대행사가 파트너이며, 민간 및 공공 배달 앱도 일부 지원해 전국 어디서든 쓸 수 있다.
헬로월드의 배송 웹 솔루션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가 함께 만들 주문 배송 솔루션의 장점은 무엇일까? 기존 상점과 소상공인 모두 손쉽게 쓰도록, QR 코드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 편의를 높인 점이다. 배달 앱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일원화해 누구나 쉽게 쓰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 기술은 배달 앱에 입점하지 않은 소상공인이 배달 앱의 편의를 모두 누리도록 돕는다.
지광철 대표 : “저희가 만들 주문 배송 솔루션을 쓰면, 배달 앱을 켜지 않고 QR 코드만 읽어서 상품 구입과 결제, 배송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상품 QR 코드를 만들어 광고 전단이나 모바일 페이지 등에 넣으면 그 곳이 곧 광고판이 돼요. 상품 홍보 수단으로도 유용합니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의 주문 배송 솔루션은 배달과 직접 수령, 매장 주문과 전화 주문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소상공인이 이 프로그램 하나만 배우면, 다양한 결제 유형과 배달에 대응 가능하다. 소비자도 이 프로그램 하나만 쓰면 언제 어디서든 상품을 주문, 결제하고 배송 받는 것은 물론 매장 방문 결제나 전화 결제까지 할 수 있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 기술 회의 현장
사람이나 자금이 부족해 매장에서만 영업하던 소상공인에게 배달 매출을 가져다주는 역할도 한다.
지광철 대표 : “지역 맛집에 가면 부부끼리 오붓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요? 소상공인들은 인력을 쓰기 어려워, 대부분 매장 중심으로 영업합니다. 배달은 꿈도 못 꿉니다. 주문 배송 솔루션을 쓰면, 이들의 영업 범위를 매장에서 배달로 넓힐 수 있어요. 스마트폰 앱이나 키오스크 한 대만 들여놓으면 혼자 조리하며 주문과 결제, 배송까지 모두 처리 가능해요.”
서민수 대표 : “소상공인들은 주문, 결제, 배송 등 파편화된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워합니다. 여러 채널을 한 곳에서 쉽게 관리하는 기술, 소상공인의 가게 운영을 자동화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도울 기술을 선보이겠습니다.”
기술 일원화, 광고 홍보 등 난관 함께 넘는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가 만들 주문 배달 솔루션. 하지만, 만들기까지 넘어야 할 난관도 많다. 우선 양사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합쳐야 한다. 서민수 대표는 헬로월드의 배달 관리 솔루션이 영수증 정보를 활용하므로, 넥스트페이먼츠의 결제 시스템과 무리 없이 연동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헬로월드의 배송 웹 솔루션
그 다음 풀 문제는 상점마다 다른 주문·결제 시스템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서 움직인다. 반면, 상점들이 주로 쓰는 판매관리 시스템은 대부분 MS 윈도 운영 체제에서 움직인다.
기기마다 운영 체제가 다르니 주문 배달 솔루션을 만들기 어렵고, 만들어도 호환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지광철 대표는 다중 운영체제 기술을 고도화해 호환성 문제를 해결 가능하다고 말한다.
판매관리 시스템이 제각각인 만큼, 상점이 쓰는 배달 시스템도 전부 다르다. 소상공인 가운데 배달을 일절 하지 않거나, 유무선 전화 혹은 문자나 편지 등으로 배달 주문을 받는 이들도 많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의 주문 배달 솔루션은 이처럼 다양한 배달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지금까지 쓰던 판매관리 시스템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것, 새로 만든 주문 배달 솔루션을 소상공인에게 알리는 것도 풀기 어려운 과제다. 지광철 대표는 넥스트페이먼츠가 2년간 진행한 정부의 스마트 상점 지원 사업을 대안으로 들었다.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 오더
지광철 대표 : “소상공인과 상권에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 상점 기술, 헬로월드의 배송 기술을 전달해 성과를 내면,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날 것입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경주와 안산, 제주와 대구, 속초와 천안 등 우리나라 15개 상권에 스마트 상점 기술을 보급했어요. 2022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상권 부흥 프로그램, 디지털 르네상스도 열 예정인데, 이 곳을 시작으로 저희의 주문 배달 솔루션을 알리려 합니다.”
320만 소상공인 위한 주문 배송 솔루션 만들 것
비대면과 자동화는 유통 업계의 필수 기술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도 이 기술들의 지위는 여전할 것이다. 자연스레 배달 앱의 인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도 배달 앱을 쓰는 데 익숙하다. 즉, 비대면과 자동화는 필수 기술을 넘어 유통 업계의 생존을 좌우하는 기술이 될 것이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는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비대면, 자동화 기술을 소상공인들에게 전달하려 한다. 주문과 결제, 배송 등 파편화된 솔루션을 하나로 합치고, 부담 없는 가격에 손쉽게 쓰도록 이끌려 한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헬로월드 기술 회의 현장
지광철 대표 : “코로나19 팬데믹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소상공인은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비대면, 스마트 상점 기술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이 분들에게 도움을 줄, 살아남도록 이끌 기술을 헬로월드와 함께 만들어 전달하겠습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것이 넥스트페이먼츠의 목표입니다.”
서민수 대표 : “2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QR 코드를 쓰는 분야는 정말 드물었어요. 지금은 어떤가요? 백신 접종 증명 앱을 포함해 누구나 QR 코드를 원활히, 유용하게 씁니다. 이렇게 디지털 기술과 활용 영역 사이의 간극이 좁아지면, 그 곳에는 항상 기회가 생깁니다.
넥스트페이먼츠와 함께 우리나라 320만 소상공인이 만족하는 서비스, 사회와 기술의 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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