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사창가의호랑이소설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9 12:16:03
조회 73 추천 3 댓글 0

 어느덧 땅거미가 서서히 내려앉을 즈음.

 지웅은 현관 앞에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잊은 물건은 없나 주머니를 뒤져보고, 괜스레 매무새를 정리하던 중.

 문득 어제부터 확인하지 못한 스마트폰에 연락이 와있나 확인했다.

 화면을 켜자 쌓여있는 수십통의 부재중 전화.

 전부 코치와 부모한테서 온 전화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기에 잠금을 풀어 대충 아무 일도 없었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조금의 감정이 실려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한숨을 푹 쉰 지웅은 얼굴을 구겼다.

 과연 이 짓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채 원치도 않는 일을 하는 건 점점 나의 마음을 좀먹었고, 쌓여가는 부담감과 피로는 어깨를 점점 짓누르며 나를 괴롭혔다.

 ‘차라리 재능이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누군가 듣게 된다면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며 따끔하게 한마디 할만한 생각이었다,

 “아, 가려고?”

 어느새 다가온 산범이 지웅에게 물었다.

 곰은 고개를 돌려 그 황토색 털 뭉치를 바라보았다.

 “네.”

 “아까도 말했지만 자주 놀러 와.”

 “음… 노력해볼게요.”

 산범은 예상치 못한 특이한 대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보통은 [네]라거나 [아니요] 라고 대답한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뚝뚝한 얼굴로 고민한 끝에 노력해볼게요 라고 대답하니 왠지 모르게 빵 터져버렸다.

 뭐가 이상했나, 지웅은 뺨을 긁적이며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산범이 진정된 후, 지웅은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열었다.

 불이 들어온 현관 등이 두사람을 비췄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응. 나중에 봐.”

 산범은 문을 나선 흰색 털 뭉치의 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이내 현관 등까지 꺼지자 찾아온 끈적한 고요함.

 오랜만에 시끌벅적한 하루였다.

 그래서인지 이 고요함이 더욱 진하고 끈적하게 느껴졌다.

 소리도, 색도, 온도도 다시 반이 돼버린 이곳.

 외로움이 몰아쳤다.

 그 아이가 없으니까 말이다.

 만일 미호까지 이곳을 떠난다면.

 예전처럼 다시 혼자가 된다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산범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우선은 하루라도 빨리 여우를 여기서 내보내는 게 우선이다.

 그녀의 청춘이 푸른 채로 시들기 전까지.

 그리 마음먹은 산범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고된 하루가 될 것이다.

-

 달동네에 어둠이 내리깔렸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밤바람은 살짝 쌀쌀했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달은 반쪽을 잃어버린 채 하늘에 박혀있다.

 따뜻했던 분위기가 조금 사그라들었지만, 야시꾸리한 분위기가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잔뜩 긴장한 채 두리번거리거나 당당한 발걸음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수컷들과 그들을 반갑게 맞이해주며 앙탈을 부리는 암컷들.

 교성이 들리는 몇몇집은 벌써 시작한 듯 보였다.

 얼른 이 거북한 곳을 벗어나기로 한 지웅은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는 가로들을 이정표 삼아 걸었다.

 그러면서 그는 산범을 생각했다.

 어젯밤 처음 만난 남자이며 몸을 파는 그.

 부드럽게 웃은 호랑이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햇볕처럼 따스하고, 파도치지 않는 바다처럼 고요한 매력을 가진 남자.

 그리고 지웅은 이 남자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사창가에서 일하는 남창에게 말이다.

 남창.

 타인에게 돈을 받고 몸을 파는 남자.

 이름도 모르는 남자의 물건을 빨고 핥으며 구멍으로 받아내는 그.

 다른 남자에게 안긴다고 상상하니 속에서 신물이 올라왔다.

 하지만 자신이 그를 막을 용기와 마땅한 권리도 없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본인은 그 남자를 화나게 했다.

 첫눈에 반했다는 이유로 처음 만난 남창에게, 그것도 섹스 중에 대뜸 고백하다니….

 다시 생각해도 봐도 미련한 짓이었기에 지웅은 거칠게 머리를 긁었다.

 그 와중에 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이 짧게 울렸다.

 또 부모님이겠지 하며 꺼내든 핸드폰의 화면에는 늑대의 이름이 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부터 안 보이던데.’

 잠금을 푼 그는 늑대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어디냐? 설마 아직도 그 남자랑 섹스 중이냐?]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지금까지 하면 죽을걸? 사정이 있어서 이제 집 가는 길이야. 넌 어딘데?]

 [여친 집. 오늘 떡 치자 해서 왔지.]

 [체력도 좋네.]

 [아다 땐 소감은 어떠냐?]

 잠시 멈춰선 곰은 그 느낌을 되새김질했다.

 그의 작은 몸은 가녀린 소녀 같았지만 노련한 허리 짓이나 리드하는 실력을 보면 짧게 이 일을 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생생하게 기억나는 구멍의 조임.

 자위기구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 감촉과 온도, 그리고 조임은 난생 처음 느껴보는 자극이었다.

 그런데 중간에 쫒겨난 것도 횟수에 포함이 되려나?

 조금 고민하던 지웅은 늑대의 물음에 답장을 보냈다.

 [좋았음.]

 중간까진 좋았으니까 거짓말은 아니지, 라고 생각하던 차에 늑대의 답장이 왔다.

 그리고 그 문자는 지웅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그래? 그럼 다음에 가면 그놈이랑 한번 해봐야겠다.]

 지웅은 손가락을 놀려 답장을 보냈다. 

 [절대 안 돼.]

 그러고는 스마트폰의 전원을 꺼 도로 집어넣었다.

 자신이 막을 자격 따윈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에 이러한 답장을 보낸 그.

 “…씨발.”

 그는 작게 읊조렸다.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에 짜증이 났다.

 씁쓸한 현실을 혀 끝으로 맛보는 사이, 그의 발걸음은 버스 정류장에 멈췄다.

 그리고 우연히 온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 끌리는 대로 하고 싶을 뿐이다.

 아무도 없는 버스는 조금 스산한 분위기였다.

 흐릿하게 켜진 천장등과 왠지 더 크게 들리는 듯한 엔진음.

 지웅은 대충 자리에 앉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풍경은 창밖으로 멀어졌다. 마치 자신을 잡지 말라는 듯 말이다.


-

이게왜잘림....

추천 비추천

3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3028031 오늘은 딸 안치고 걍 일찍 잘래... [2] 시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42 0
3028030 그래 맞아 오늘도 놀았어 [7] 맹금류김참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67 0
3028029 진짜공부존나하기싫다진짜로 [1] que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5 0
3028028 이거 역식된거 본거같은데 어디서 보는지 아시는분 [2] 점갤러(118.235) 06.11 107 0
3028027 방금기발한아이디어생각남 [15] 아가쉔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79 0
3028026 나도오늘홍콩반점먹을라했는데 [2] que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2 0
3028025 두꺼운몸원해요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2 0
3028024 자다깨버린사자 [5] 사자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2 0
3028022 아다요시 볼따구 쫍쫍마렵네.... [2] ㅇㅇ(118.235) 06.11 56 0
3028021 아 짝짓기 하고 싶다 씨발 [6] 시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1 0
3028020 눈물을 흘려라. [7] Jube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6 0
3028019 점뷰오늘열심히번역햇어 [11] 임미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8 0
3028018 새알바구하고싶어지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4 0
3028017 저요즘새벽2시전에는잠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0 0
3028015 비상사태개좆됐음 [26] 스트린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25 0
3028014 점갤반점일백만점에만점 [7] 그뉵수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1 0
3028013 얘 쇼우마아니냐 [6] 타다토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76 0
3028011 너무 피곤한데 스터디 자료 만들어야 함... [4] 수인성전염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28 0
3028010 나도자지먹고싳다 [6] 토라히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35 0
3028009 야오는뉴짤이왤케많을까 [18] 우미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03 0
3028008 갤왤캐드러움 [1] 저에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51 0
3028007 요즘 홍콩반점이 유행이래 [6]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0 0
3028006 살짝짭짤비릿한자징어냄새어떳냐,,, [5] 토라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5 0
3028004 좆같은 게이새끼들.... 으휴... [28] DA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93 0
3028003 손바닥에비비는자위한다는소추수인. [7] ㅇㅇ(125.137) 06.11 64 0
3028002 사주팔자보는데ㅈㄴ소름돋음...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78 0
3028001 오늘 기분도 안좋은데 양꼬치나 먹어야지 [13] 균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54 0
3027999 아아아아아임마인 저에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30 0
3027998 졸린데 배고프다냐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28 0
3027997 팔백팔십원짜리컵라면사왓삼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57 0
3027996 여름되니까쥬쥬에때존나끼네... [5] 뒤툴린욕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71 0
3027995 유제품잘못먹으면인생절반손해아니냐... [1] 강태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51 0
3027994 자야되는데 잠안오내 베르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26 0
3027993 아 방금 육지게 봤는데 [11] 균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90 0
3027991 퍼리게임 만들고싶다 [4] ㅇㅇ(218.50) 06.11 88 0
3027990 냅다 키스 길겨버리는 호랑이 [1] 저에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3 0
3027989 편의점가서 살거 리스트... [30] 햄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13 0
3027988 백수되면먹여살려주실수인구함.. [14] ㅇㅇ(125.137) 06.11 75 0
3027986 힝 낮잠자느라 그림못그렸어 [5] 저에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1 0
3027985 울프독이라는 개 종이 있었구나 [10] 열광팩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09 0
3027984 냉장고 사고싶어 [4]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32 0
3027983 ㄱ승킁씨발킁킁 [5] ㅇㅇ(123.215) 06.11 61 0
3027982 수고했다고 말해줘... [38] 햄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20 0
3027979 곧5일차오능은일찍자기 [1] 래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29 0
3027978 냉장고없으니까 스트레스받음이 [16] 스트린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2 0
3027977 요즘 개랑 고양이 케미가 유행인가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43 0
3027976 움짤따조실분.. [2] 토라히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50 0
3027975 이새끼ㅈㄴ사람처럼생겼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3 0
3027974 갤에 왤케 변태가 많음 [5] 냐스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81 0
3027973 왕님vs임금님 [8] 임미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6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