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이드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가 느낀 것은 온몸을 강하게 구속한 밧줄의 조임이었다.

 양팔은 등 뒤에 단단히 결박되어 있었고, 다리는 하늘을 향해 쭉 뻗어있어 은밀한 부위를 시원하게 들어냈다.게다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게 하나의 커다란 자위기구 같은 모습이었다.

 블라이드는 이런 자신의 몰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들리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빛바랜 자.

 블라이드가 사모하는 전사이자 작지만 강한 사내였다.

 숲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던 중.

 블라이드의 눈앞에 빛바랜 자가 나타났다.

 설마 이런 식으로 맞닥뜨릴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온몸이 정액 범벅이 된 채로 뒷구멍을 괴롭히며 자위하는 미친 늑대의 꼴로 말이다.

 게다가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잔뜩 흥분한 게 퍽 혐오감을 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빛바랜 자는 성큼성큼 발정 난 늑대에게 다가가며 갑옷을 하나하나 벗어 던졌다.

 그리고 늑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빛바랜 자의 사타구니에 달린 거대한 성기였다. 완전히 피가 쏠린 그것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늠름하고, 폭력적인 자태를 가진 채로 늑대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비, 빛바랜 자? 어째서 여기에…?"

 당황한 그의 주둥이에서 목소리가 흘렀다.

 “블라이드.”

 단호하게 자신을 부르는 중저음의 목소리.

 그의 부름에 늑대는 침을 삼켰다.

 “빨아.”

 그 말과 함께 빛바랜 자는 블라이드의 머리채를 콱 붙잡았다. 그리고 자기 사타구니를 향해 짐승의 대가리를 몰아붙였다.

 그가 늑대의 면에 자지를 턱 얹었다. 그 길이는 주둥이를 세로질러 미간을 가볍게 넘길 정도였다.

 엄청난 대물에 귀가 저도 모르게 뒤로 넘어갔다. 게다가 몸도 움찔움찔 떨리는 게 늑대는 이 자지에 공포심을 느끼기 시작헀다.

 그토록 원하던 게 드디어 손에 들어왔는데. 어째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인가?

 어서 빨리 이 물건을 입에 욱여 넣어야 한다

 그리고 그를 기쁘게 해야 한다.

 그토록 사모하던 인간이기에.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몸뚱이는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망설이는 주둥이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고, 손 또한 이 물건에 가지 못한 채 허공만 맴돌 뿐이었다.

 빛바랜 자의 미간이 점차 구겨진다.

 머리채를 잡는 손아귀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점차 인내심에 한계가 다가오는 신호였다.

 그러기에 늑대는 두려움을 짓누르고 그의 물건을 핥고 빨아야 했다.

 블라이드는 주둥이를 슬쩍 벌렸다.

 그리고 혀를 꺼내 우선 귀두부터 착실히 핥기 시작했다.

 짭조름하고 시큼한 맛이 짐승의 입 전체로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