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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도라곤본의일기앱에서 작성

OoOo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9.28 01: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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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드래곤본 플린트는 대도시의 대장장이였다. 수많은 용사들의 갑옷과 검을 벼려낸 실력자중의 실력자, 그의 대검은 드래곤도 비늘도 가볍게 뚫고, 유령의 목숨도 끊어놓는단다.



생전 그의 칼에 베여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한다.



"베였는지도 몰랐어."



일명 '고통없는 무기들'.

그게 플린트가 만드는 무구들의 별칭이었다.



깡!



망치를 내려칠때마다 쇠는 더 무르고 균일하게, 물에 넣어 식힐때마다 더 단단하고 예리하게 벼려진다. 결국에는 날을 세우고 위에 종이 한 장을 떨어뜨려보면 소리없이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다.



"됐어... 후!"



플린트는 숯검댕이 잔뜩 묻은 얼굴로 개웃하게 웃었다.



완벽한 검을 만들어내기 위한 드래곤본의 금욕 의식을 무사히 치뤄내고 검을 만든 보람이 있었다.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았다.



장갑을 벗은 손으로 이마에 흐른 땀을 닦을때마다 윤기나는 비늘에 검댕이가 번져서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만들어냈지만.



"오! 플린트. 또 만들어낸거냐. 이번에는 어떤 검이지? 그걸로 서쪽의 이리들을 전부 베어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특별히 주문제작한건데."

"으하하... 제나르.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걸작이지.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이걸 만들어내려고 며칠동안이나 참았는데... 크흑."



플린트는 괴짜였다. 드래곤본이면서 인간들을 좋아하는. 그렇기에 여기에서 인간들을 위한 검을 만들고, 그것들을 쥐어주며 살아가고 있었다.



보통의 드래곤본들이 타종족을 배척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마련해뒀던 맥주를 한잔 꿀꺽꿀꺽꿀꺽... 한 번에 삼키고 플린트는 홈이 파인 구슬위에 검을 올린 뒤 백색의 가루를 뿌렸다. 아이템의 효과를 감정하기 위한 의식이었다.



그 광경에 지나가던 행인들은 물론이고 화려한 부채를 든 귀족까지 걸음을 멈추고 시켜보았다. 그의 대장간이 있던 곳은 시장통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빛을 발했다. 워헤이든 왕국의 특산품! 플린트의 대검. 가장 볼만한 볼거리!



칼날 위에 뿌려진 백색의 가루가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푸른색으로 빛났다...



옆에서 동료 대장장이가 한마디 거들었다.



"오! 최소한 레어 이상이군..."



그 소리에 구경꾼들이 술렁거렸다.



"레어? 왕실 근위대에게 지급되는 검이 레어 아니야? 거의 부러지지도 무뎌지지도 않는다며. 역시 플린트야."

"비싼건 집 한채 가격이라지..."

"에이, 과장이 심하네. 에픽 등급정도는 되어야 명검이지."

"그건 기사단장이나 쥘 수 있는 검이잖아. 저택 가격이라고."

"아들이 이번에 근위대에 지원했는데 하나 사줄 수 있으면 좋겠군..."



순간 수정구에서 빛이 한번 더 검은 빛이 솟아오르고 은은한 보랏빛을 연기처럼 뿌렸다. 아까보다도 더 날이 흉흉해보이는게 닿기만 해도 무엇이든 베어버릴 것 같은 예기가 서렸다.



그 순간에는 플린트도 숨을 흡 참았다.



"이런... 에픽 이상이라니. 곤란한데... 제나르 이거..."

"오... 이건."



구경꾼들이 아까보다 더 술렁거렸다. 이야기를 듣고 모여든 구경꾼들도 있었다. 가장 흥분한건 대낮에 약주를 걸친 술취한 할아버지였지만.



"젠장... 이거 진짜냐고. 플린트 자네 또 한 건 했구만! 으하하, 우리 도시의 자랑!"



플린트의 대장간은 왕실과 계약이 걸려있었기에 에픽 이상의 검이 나오면 무조건 워헤이든 왕국에 판매하거나 보관해야했다. 외부에 반출해서는 안됐다. 마음에 들지 않는 조건이었지만, 대장장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는 대신이었다.



"반출이 안되겠는데..."

"네가 너무 유능한게 잘못은 아니지. 까짓거 일주일 더 기다려줄게. 딱 에픽 직전까지만 만들어달라고."

"후... 최대한 좋은 걸 주고 싶었는데. 또 금욕을 하라고? 내가!? 끄아악!"

"그거 꼭 해야하는거야?"



그도 그럴게 에픽 이상의 검에는 좋던 싫던 '이능'이 하나씩 붙어있었으니까. 그 '이능'이란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것은 호수를 통째로 얼려버리기도, 베어낸 모든 것에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이기도 했다. 오남용된다면 큰일이 벌어지고 위험할게 뻔했다.



그래도 판매하지 못한다니.

좋은 검은 좋은 주인을 만나야하거늘.



그리고 제나르는 좋은 인간 검사였다. 플린트가 알고있는 한. 그는 검을 사랑할 줄 알았다. 그가 점검을 부탁한 검들은 하나같이 잘 관리되어 있었고 사랑받은 흔적이 끈적할정도로 남아있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플린트가 검을 집어내려 할 때 검이 다시 한번 빛났다.



"이, 이럴수가! 유니크 이상이라고?"

"성검! 성검의 출현이다!!!"



지금까지 전례없던 일이 일어나버렸다.

대장장이들이 인생에서 단 한 개 만들어낼까말까 한다는 유니크 무구.



그것에는 세상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힘이 깃들어있다고 전해진다.



플린트의 입이 떡 벌어졌다. 플린트의 대장간이 있는 시장은 관광특구 중 하나였기 때문에 플린트의 수정구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모두에게 아이템의 옵션이 보여지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수정구는 하늘에 아이템의 이름과 옵션을 대문짝만하게 띄웠다. 멀리있는 시력이 안좋은 모험가도 볼 수 있을정도로 선명하고 커다란 푸른 화면이었다.



+

이름 : 아섹스하고싶다

제작자 : 플린트(욕구불만 드래곤본)

등급 : 유니크

설명 : 워헤이든 왕국의 대장장이 플린트가 만든 대검입니다. 그는 이 검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려 한 달동안 금욕 의식을 치뤘으며 이는 드래곤에게 이루 말하지 못할 고통입니다. 그의 욕구불만은 망치를 더 강하게 내리치게 만들었으며 그렇게 내리친 검을 식힐때는 물 속에 마치 피스톤질을 하듯이 넣었다 뺐죠. 그러니까 검이 이렇게 된 건 당연한 일 아닐까요?

효과 : 섹스하게 됩니다.

+



효과가 최악이었다.

아이템의 효과는 단순할수록 다루기 어려웠고 복잡할수록 제약이 많았지만 다루기 쉬웠다. 현재 워헤이든의 왕국에는 세가지의 에픽 대검이 있다. 모두 플린트가 만든 것이었지만 그 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검은 단 한가지였다.



역사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에픽 대검들은 하나같이 단순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대검의 효과는 이랬다.



+

이름 : 그대를 위하여

효과 : 사랑하는 이들을 잃지 않게 됩니다.

+



이 에픽 대검은 사랑하는 이들을 죽지 않는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이 대검은 그 당시 유명한 카사노바에게 선물되었다가 어떤 폴리아모리에게 암살당하고 빼앗겼다. 그 결과 마주치는 모든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 기질을 가졌던 폴리아모리는 왕국 하나를 통째로 좀비 소굴로 만들어버렸다.



지금도 그 왕국은 그레이스토스토스라는 대마법사에 의해 시간이 멈춘채로 통째로 봉인되어 있다. 그녀의 눈이 닿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좀비가 피어오르기 때문이었다.



군중들이 웅성거렸다. 옆에 있던 진지한 청년이 아이템의 이름을 진중하게 읽었다.



"이름이... 아섹스하고싶다...?"

"안돼!!! 읽지마!!!"



플린트가 급하게 수정구를 꺼버렸다. 주변이 고요해졌다. 불길하게도 무거운 공기는 후덥지근한 봄의 열기를 더욱 갑갑하게 만들었다. 꽃들은 피어나고 새들은 지저귀고, 이렇게 좋은 날에 사람들은.



"그래 맞아... 이렇게 좋은 날에는 섹스를 해야지."



사람들의 눈이 하나둘씩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시선은 모두 플린트를 향하고 있었다. 심지어 제니스도 플린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돼... 싫어..."



수많은 군중들의 시선이 플린트의 흑요석같이 맑은 피부, 두툼한 가슴, 대장장이 일로 다져진 다부진 팔뚝의 근육을 향했다. 일이 고되고 힘들어 몸에서 열이 많이 나 옷을 잘 입지 않는 대장장이의 특성상 더욱 몸매가 부각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건... 아,



플린트의 유선형으로 자라난 뿔은 만지면 오돌토돌한 감촉이 간드러지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의 허벅지는 또 어떻고. 탐스러운 근육으로 갈라진 그의 허벅지의 바깥에는 상처가 하나 나 있었는데, 과거 에인션트 드래곤들이 워헤이든 왕국의 인간들을 모조리 멸종시켜버리려고 했을때 맞서 싸운 뒤 승리를 쟁취해내고 얻어낸 영광의 상처였다.



플린트의 그곳에만 비늘이 없었고 유독 매끄럽고 부드러워보였다.



인간들을 위하는 플린트. 사랑스러운 플린트! 이 곳 워헤이든에 속한 라이트 마을 사람들을 사랑하는 플린트의 속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런 아름다운 속살이았다.



"플린트... 네 비늘은 마치 밤하늘에 피어난 연꽃잎처럼 맑고 아름답구나..."

"으아악 싫어어!!! 그런 감상 남기지마! 제니스! 수컷끼리!"



옆에서는 귀엽고 소중한 대장장이 조수 엘리스가 쓰윽 나타나 웃으며 플린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플린트 선생님.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다른 남자들은 전부다 제 얼굴과 가슴만 보고 절 꼬시지 못해서 안달이었는데... 선생님은 제가 망치를 45° 각도로 잘 휘두른다며 칭찬해주셨죠. 그때부터였어요... 드래곤본에게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건."

"무슨 소리야 엘리스! 너 19살이잖아. 이거 범죄라고! 그리고 너 안꼴려. 정신차려!!!"



남녀노소 상관없이 마을 사람들이 슬금슬금 플린트에게 음흉한 미소를 품고 나가갔다.

플린트는 자신이 만들어낸 '아섹스하고싶다'를 쥐고 마을 밖으로 최선을 다해 뛰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유체처럼 움직여서 빠져나오려고 할수록 플린트의 주위를 감싸버려 도망갈 틈을 막아버리는 것이었다.



"싫어어어어어어!!!!!!"



플린트는 군중 사이에서 마구 추행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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