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뭐라고 하더라, 버뮤다 삼각지대? 아무튼 그, 잊을만 하면 사람들이 없어지는 그런 거 있잖아. 이유 모를 괴현상.

 무슨 비행기 타다가 훅, 사라지고. 갑자기 바로 뒤에 서 있던 사람이 증발한 것처럼 사라지고 뭐, 그런 알 수도 없는 미제 사건 같은 거.

 솔직히 내가 그런 걸 믿는 편은 아니었지, 내 일도 아니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기면 그만이었으니까.

 뭐, 당장 인터넷만 찾아보면 다 나오는 괴담같은 것이 존재하리라 믿기도 어렵잖아? 너희들도 그럴거고.

 근데, 아니더라.

“으, 씨발….”

 아마 그런 괴담은 들어봤어도, 여행길에서 비행기끼리 서로 쳐박는 일을 겪은 사람은 없을 걸? 거기다 그런 사고에서 살아남기까지 한 사람은 더더욱.

 롤러코스터 알지? 갑자기 훅, 내려갈때 몸이 붕 뜨는 기분. 

뭐 대충 그런 거창한 사고였는데, 불 껐다 킨 것처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런 기억만 남았다는 게, 뭐랄까. 조금은 아쉽네.

 …그래서, 지금은 괜찮냐고?

“저기요.”

 …음, 솔직히 반인반수 괴물한테 포대 자루마냥 들쳐업혀진 채로 꼼짝없이 잡혀가고 있다는 상황이,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저기요!!!”

 이야, 이것 좀 봐. 바로 귀 옆에서 소리치는데도 꿈쩍도 안하잖아. 한 대 얻어맞을 각오도 하고 꽥 소리 친 건데, 독종이야, 참.

 잠이라도 든 것처럼 기절해있다가 눈 떠보니 팔은 뜯겨져나간 것 같이 아프지, 발은 제 멋대로 훼까닥 돌아가지, 이대로 뭐 세상 비참하게 죽나 싶었는데, 이건 또 무슨 경우람?

“괴물 주제에 이족보행은 하면서 사람 말은 몰라? 야! 팔다리 부러진 사람 갖고 어딜 데려가는 거냐고!!”

 부러진 팔과 다리로 발버둥 칠 수도 없고, 참… 이대로 얌전히 통구이나 되어서 죽으려나 싶었는데.

“너, 다쳤어. 팔이랑 다리.”

 …외국인 인가? 무슨 말하는 게 저래? 말투도 어눌하고… 아니, 괴물이 말을 한다는 것부터가 이상하긴 하지만…

“...어, 저기. 말할 수 있는 거였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건데?”

“마을.”

 마을…이라.

 어찌 된 영문이건 의사소통은 되는 셈이군, 딱히 해칠 것 같지도 않아보이고…

 다친 사람을 마을에 데려다준다니까 뭐, 당장 믿거니 말거니 할 문제는 아니다만.. 다행히 입에 꼬챙이가 꿰일 일은 없겠어.

 흠, 그나저나 이런 곳에 사는 것 치곤 몸도 깨끗하고… 저어기 목 부분의 털, 부드러워 보이는데…얼굴 묻어도 별 말 안하겠지?

“....!!”

 간지러웠던 걸까, 아니면 그저 낮선 이의 돌발적인 행동에 몸 둘 바를 몰랐던 걸까. 괴물…아니, 늑대가 흠칫 몸을 떨었다.

 어후, 놀래라… 고작 코 박은 걸로 호들갑 떨기는.

“켕기는 거야 수도 없지만…어쨌든 구해주는 거지? 고마워.”

“다르다, 구해주는 거, 아니야.”

“응? 그럼 뭐, 잡아먹기라도 하려고?”

“다르다, 비슷하지만.”

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