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자아는 언어에 의해 만들어진다. 더 나아가, 그 자아는 단일한 개체가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집단 에너지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늑대와 함께 자라온 한 소녀의 예를 들어보자. 그녀는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었다. 심지어 인간으로서의 자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 사회로 구출된 후에 그녀와 인간 사회를 융화시키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엔 모두 실패했다. 그녀는 스트레스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런 사례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자아와 의식은, 결국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성격이나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아' 자체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와 의식은 '언어'와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고찰하고 생각할 때 언어를 사용한다. 즉, 언어는 자아를 구축하는 도구이다. 언어가 없다면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어는 선사시대부터 선조들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져왔다.

언어는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어는 곧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세상의 범위를 정의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자아와 의식은 우리 스스로가 독립적으로 만들어낸 단일 개체가 아니다.

선조들부터 쌓여온 의식과 자아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개체이다. 그래서 사실상 고정된 '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불교의 공사상과도 이어지는데, '나'라는 것은 사실상 공허하고 텅 비어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좋은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링컨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링컨의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링컨의 의식과 나의 의식을 결합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