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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만한 글임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혐오에 대하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22.03.24 16:47:12
조회 213 추천 0 댓글 6


이제는 사라져버린 중간 소득 일자리, 반복 과제에 기반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기계와 컴퓨터에게 자리를 내주고 만 그 일자리는 남성 노동자들에 의한, 남성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 이것은 여성의 노동력이 남성보다 저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여성들이 자동화의 물결 앞에 휩쓸리지않을 만한 일자리가 요구하는 특성을 갖도록 사회화 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적' 특성이라 여겨지던 것들, 가령 수다스럽다거나, 남을 돌보려 든다거나, 관계 지향적이라거나, 공감능력이 좋다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할 때, 꼭 본질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스스로를 의사소통 능력이 탁월한 사람, 그리고 대변인이나 콜센터 같은 일에 '이상적인' 성격을 가진 존재로 부추겨 왔다. 가장 순수한 의미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업무에 최적화되어 있으니, 전문직 여성에게는 단순한 전문가로서의 기술 따위는 요구되지 않는 것이다.

- 가장 큰 변화는 가정에서 수행하던 무급 노동을 줄이고 일자리를 얻어 노동하기 시작한 여성들 스스로에게서 나왔다. 하지만 여성들이 직장에서 유급노동을 하는 시간에 맞춰 가사노동 하는 시간이 1대1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더구나 남자들이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시간을 어느 정도 늘렸다고 해도, 이는 일하는 아내들이 평소에 하던 가사노동 시간의 부족분을 다 채워넣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결국 이는 모든 맞벌이 가정을 통틀어 무급 가사노동이 줄어드는 대신, 여성들이 유급, 무급 노동에 쓰는 전체 시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통상적으로 일자리를 갖지 않는 전업주부가 홀로 가사노동에 쏟는 시간보다 더 길어지고 만 것이다. (...) 일하는 여성은 남자 동료 혹은 전업주부보다 훨씬 바쁘게 살고 있다. -

잘못된 구조 속에서 애쓰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근본적인 상황이 이렇게 되어 있다는 데서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전반적으로 바쁘게 일하고, 남자들의 가사노동 역시 늘어났으며, 그럼에도 집안일은 예전에 비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그 가계들은 재정적으로 훨씬 불안정하다.

모든 일들이 여성화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노동자들이 더 많이 일하면서 덜 벌고 있다는 것이다. 왜 기업들이 여성을 노동력에 편입시키자는 발상에 동참했는지 이제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게다가 기업을 가진 계급은 일자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두고 페미니스트 탓을 하도록 대중적 분위기를 몰아갔다. 성별 간의 관계에 대한 밀레니얼들의 사고방식은 노동의 동역학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형성되었기에, 우리는 노동 현장을 이해하지 않는 한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성혐오를 온전히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가 중심이던 시절, 어떤 남성들이 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일했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외벌이로 돌아감으로써 그 시절의 노동 조건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바로 여성혐오자들의 논리다. 그들은 여성의 노동을 배제해야 남성의 노동 조건이 개선된다는 주장을 하며, 혼란에 빠져 소외감에 젖은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에 맞서기 위해서는 왜 그리고 어떻게 노동자들이 성별과 무관하게 이토록 불안정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대안적인 논리 구조가 필요하다.











밀레니얼들은 개인으로서 권리를 요구하고 다투기보다는 겁을 먹고 움츠러들도록 길들여진 상태다. 제 아무리 오래되고 영광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한들,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하지 않는 집단적인 저항 전략은 제대로 싹을 틔우기 어렵다.



밀레니얼은 노동력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지만 노동자로서 자신들의 집단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조직을 만들지 않는다. 구조적, 법적, 정서적, 문화적으로, 그리고 지적으로 노동조합을 거부하도록 길들여져왔다.











무급 인턴십이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문득 두려워진다. 노동을 둘러싼 이 새로운 질서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교육받고 자란 문화의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결과물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최고의 구직자가 되어야한다고 배워왔던 바로 그 아이들이다. 설령 연방 정부가 나서서 최저임금을 주지않는 기업들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하더라도, 설령 연방 정부가 연방 보조금을 타가면서 동시에 불법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무급 인턴십에 학생들을 몰아넣고 있는 대학들을 사기 혐의로 기소할지라도, 젊은이들 중에는 스스로 그런 규제를 어기면서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로 자신의 노동력을 할인 판매하고자 나설 이들이 있으리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않는다.

미국의 유년기는 높은 포상을 걸고 벌이는 경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구조가 지속되는 한, 이력서에 한 줄 더 써넣기 위해 무슨 짓이건 할 아이들은 언제나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마치 톰 소여가 친구들을 꼬드겨 자신이 해야할 울타리 페인트칠을 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돈까지 내게 했듯이, 기업과 대학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실제로는 별로 가치가 없을 일을 하는 그 자체가 특권인양 여기게끔 만들었다.










젊은이들이 직업상 필요한 것을 배우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빚을 내가며 노력하지 않으려 한다고 해보자. 사용자들은 기업이 원하는 특정한 기술을 노동자들에게 훈련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가져갈 이윤을 일부 할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동기부터 형성되어있는 경쟁적인 환경은 모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너"가 되라고, "너의 잠재력의 끝까지 도달하라"고 요구하면서, 연대의 가능성을 없애버린다. 차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면 그걸 얻기 위해 손을 뻗으라고 밀레니얼들은 교육받아왔다. 만약 네가 차지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가져갈 거라는 말을 들으면서 말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통해 몇몇 이들은 대단한 성취를 거둔다. 하지만 한 세대의 노동자들이 통째로 불리한 협상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아주 작은 조각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겨누고 총체적으로 고군분투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기에, 집단으로서 우리가 갖는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주 작은 사용자 계급의 이익을 위해 협동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우리는 체계적으로 가해지는 학대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킬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말하자면 우리는 약탈자를 스스로 불러들였다. 적어도 그들이 침략할 길은 우리 손으로 깔아주었다.













일자리가 질적으로 완전히 고꾸라져버렸다고 해서, 노동자 및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이 같은 수준으로 망가졌다는 것은 아니다. 임금은 정체되어 있었지만, 생산성은 그 추세를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실상은 그와 반대로, 실질임금이 내려앉고 있던 1972년부터 2009년 사이, 관리직이 아닌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1970년대까지는 실질임금과 생산성이 같이 올라갔다. 양자 사이에 발생한 괴리는 어쩌면 그 후의 밀레니얼 세대를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현상일 것이다.

작업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가지다. 업무 시간을 줄이거나. 업무 강도를 높이거나. 하루 종일 100개를 생산해내는 장난감 공장이 있는데, 새로운 기계가 도입되면서 노동자들이 두 배로 빨리 일할 수 있게 되었다면,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200개를 만들거나 점심까지만 일하고 쉬거나 할 수 있다. 미국이 어떤 쪽을 택했는지 모를 사람은 없을것이다.













이렇게 밀레니얼들은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 그리고 가정 내에서 권위를 가진 모든 이들의 부추김 속에 개인적인 성취와 탁월성을 추구해나갔다. 그 결과 본인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일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대니 던이 숙제를 잘하게 되자 더 많은 숙제가 생겼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하는 능력이 더욱 커질수록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과정을 내적 연장이라 부른다. 딱한 일이다.









불안정성으로 인해 노동비용은 바닥을 뚫고 지하실로 내려갔고, 사용자측은 노동자로부터 쥐어짤 수 있는 돈의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넓게 볼 때 노동 생산성의 증가, 노동자들이 얻는 보상의 감소, 노동 시간의 증가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 경제가 성장하고 이윤을 남기기 위한 요소로서 휴식과 회복이 필요하다는 발상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여가 시간은 언제나 생산성 향상의 요소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생산 과정이 잘 조절되고 있다면 여가 시간 따위는 남아 있을 수가 없는 셈이다. 밀레니얼들은 마치 업그레이드 할 때만 꺼지는 스마트폰처럼 그렇게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씩 켜져 있는 상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중 하루 수면시간이 8시간 이하인 사람의 숫자는 전체 조사 대상 중 3분의 2가 넘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를 "공공 보건 위기"로 정의 내렸다.

지속적인 수면 부족이 신체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도 문제지만, 이렇듯 24시간 내내 깨어 있는 이들은 심각한 심리적 영향을 받게 된다. 언제나 깨어 있는 상태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거기에는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고 있을 때 일할 수 있는 노동자라면 남들에 비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셈인데, 현재의 노동시장 속에서 그런 강점을 누리지 않으려 할 사람은 없다.

기업가들이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신이 가진 시간뿐인 스타트업 업계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매 시간마다 부채가 늘어난다는 말과 다르지않다. 본인의 열정 때문이건,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건, 너무도 많은 화면 속으로 너무도 많은 업데이트와 게시물이 올라오기 때문이건, 밀레니얼들은 쉬지않는 동물이 되어버렸다. "밀레니얼은 다른 그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경쟁하고, 앞서나가며, 성취하고, 개인적 안정을 얻고, 편안함을 쟁취하고 싶어한다. 24시간 깨어있는 문화는 그런 개인적 목표를 둘러싸고 만들어진다.

그런데 만약 일정 수준 이상의 사람들이 모두 이런 식으로 살고 있다면 늦은 시간까지 잠자리에 들지 않는 것은 특별한 장점이 되기 어렵다. 밤을 새우지 않는 것이 약점이 될 뿐이다. 젊은 노동자들은 먹잇감이 되고 싶지 않은 동물들처럼, 언제나 깨어 있고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야 하는 삶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경각심에 가득 찬 삶이란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게 아니겠으나,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꿈이 실현된 거나 다름없다. 혹은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4시간 일주일 내내 일하는 것은 불안정한 노동관계의 핵심적 측면이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그토록 고생하며 준비하는 삶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다. 윗분들에게 이익을 넘겨드리면서 자신들이 그 비용을 떠안는 삶 말이다. 소득 양극화 구조 속에서 보다 많이 버는 쪽에 속하건 못버는 쪽에 속하건, 젊은 노동자들은 더 열심히 오래 일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 한 가지 지독한 역설이 있으니, 본인들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비용을 기꺼이 스스로 떠맡으려 하는 젊은 세대가 없다면 이 체제는 성립할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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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이야기이긴하지만 정곡을 찌른다고 생각하지않음? 밀레니얼 선언이라는 책인데 읽어보셈. 비록 이런 상황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기힘들지라도 가슴은 뻥뚫리는것같은 느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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