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간을 좀 들여서,

정말 진짜 바보 찐따가 와도

누구든 쉽게 일할 수 있도록

ppt로 매뉴얼을 만들어서

그걸 알려줬거든?

(상당히 중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하는 작업이었음)

정말, 어디를 클릭하고 무슨 메시지를 확인하고

뭐를 입력하고 뭐를 지정해주면 되는지

그걸 그림까지 넣어서

아주 세밀하게 만들었어.

작업이 마무리된 뒤에는 뭐를 체크하고 확인해야

모든게 다 끝나는지, 그런것도 써놨지.

애들이 굉장히 좋아했지.

부장 이사들도 좋아하더라고.

확실히 내 매뉴얼이 뿌려지니까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른사람 도움을 바라지 않고

자기 스스로 척척 다 해내더라고.

뭐 실수하거나 잘못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일하다 실수하는 일이 벌어져도

내 매뉴얼을 보면서

뭐 빠뜨렸나 체크만 해보면

그걸 일하는 사람 스스로가 고칠 수 있었거든)

그런데..........

그런데 말야..........

내 매뉴얼이 회사에 쫙 퍼지니까,

애들이 딱 이 매뉴얼대로만 하고

일을 배울 생각을 안해.

매뉴얼대로만 하면 일이 완전히 100% 다 돌아가고

매뉴얼대로만 따라해도 아무 문제가 없고

매뉴얼대로만 따라해면 그 누가 일을 진행해도 전혀 실수가 없으니까

매뉴얼이 담지 못한 본질을 배우려고 하지를 않아.

왜 다른일 아닌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그걸 알려고 하지를 않더라고.

(특히, 이 일이 다른 무슨일과 연계되었는지, 왜 이 일이 중요한지, 그런걸 알려고 하지를 않아)

그래서, 쉽게 일을 알려주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도 일할수 있도록 떠먹여주는게

나쁜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너희 생각은 어때?

내 생각을 말하자면,

일의 목적과 본질을 아는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일의 본질을 알게 해주자는 목적으로

일부러 일을 지연시키고 이해하기 어렵게 알려주면

그건 진짜 바보같은 짓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솔직히 말하자면, 부장 이사들이 아주 좋아하고

나를 엄청나게 인정해주는게 기분이 나쁘지 않은데,

계속 떠먹여주는게....... 그게 맞을까?

의견들 좀 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