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이형석]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27)이 팀 창단 이후 첫 번째 올스타 베스트12에 도전한다. 가능성도 아주 높다.

김재윤은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7 올스타전 팬 투표 2차 집계에서 드림 올스타(두산·SK·롯데·삼성·kt) 마무리 부문 1위(58만6885표)에 올라 있다. 2위인 두산 이용찬(23만9266표)에 34만7619표나 앞서 있다. 올스타 팬 투표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팬 투표 수와 선수단 투표 수를 점수로 환산해 70%대30% 비율로 합산한 최종 결과가 7월 3일 발표된다.

현재까지 득표 페이스를 감안하면 김재윤이 올스타 베스트12로 선발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kt는 지난 2년간 팬 투표로 선정하는 올스타 베스트12를 배출하지 못했다. 2015년 장시환·정대현(이상 투수) 박경수·이대형(이상 야수), 2016년 김재윤과 박경수·이대형이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지만 모두 감독 추천 선수 자격이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김재윤을 제외하면 kt 선수 가운데 중간 집계 2위 이내에 포함된 선수가 없다. 김재윤이 드림 올스타 마무리 부문 1위로 뽑힌다면 kt 창단 첫 베스트12의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1군 진입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kt는 형님 구단인 두산·SK·롯데·삼성보다 아직 올스타 투표에서 불리하다. 그는 "워낙 쟁쟁하고 인기 있는 선배들이 많이 계셔서 팬 투표 1차 집계 1위에 오를 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순탄치 않은 야구 인생을 보낸 김재윤이라 더 의미 있는 중간 성적표다. 고교 졸업 후 지명을 받지 못해 미국 마이너리그 애리조나에 입단했다. 방출 후 현역 군 복무를 거쳐 kt에 지명됐다. 2015년 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고 그해 필승조로 투입됐다. 지난 시즌 도중 마무리 보직을 맡아 8승1패 14세이브를 올렸다. 현재는 10개 구단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대 마무리 투수를 찾기 어려운 KBO 리그에서 김재윤의 존재는 더 빛난다.

그는 5월까지 무자책 행진을 펼치며 '미스터 제로'로 군림했다. 올해 22경기에서 1승1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3승12패에 그친 팀 성적 탓에 세이브 기회가 거의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NC 임창민(20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김재윤의 WHIP(이닝당출루허용률)는 0.95에 불과하다.

김진욱 kt 감독은 "김재윤이 등판하면 선수들이 안정을 찾는다.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가 올라가면 동료들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김재윤은 그 수준에 도달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스타 투표로 실감하고 있는 팬들의 사랑은 김재윤에게 또 다른 힘을 불어넣는다. 김재윤은 "올스타 베스트12는 많은 팬들이 뽑아 주셔야 가능하다. 그래서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1~2차 집계 1위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영광스러운 자리에 베스트12로 뽑히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