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수원 이혜진 기자]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왔다.”

윤석민(32)의 유니폼이 바뀌었다. kt가 7일 좌완투수 정대현, 서의태를 보내고 넥센으로부터 내야수 윤석민을 데려온 까닭이다. 전날 대구 원정길에 올랐다가 트레이드 소식을 전해들은 윤석민은 날이 밝자마자 부랴부랴 짐을 싸 ktx를 타고 수원으로 올라왔다. “아직은 어떨떨하다”고 말했지만, 윤석민의 눈빛에선 굳은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윤석민은 “야구하는 것은 어차피 다 똑같다. 책임감을 가지고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만난’ 스승 김진욱 kt 감독과 제자 윤석민이다.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윤석민이 인창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인창고 야구부 감독이 김 감독이었다. 프로무대에서도 인연은 계속됐다. 윤석민이 2004년 두산에 입단한 가운데 김 감독이 2007년 투수코치로 합류했고, 2012년부터 두 시즌 동안은 지휘봉까지 들었다. 김 감독은 “이게 사람 사는 모습 아니냐”면서 “운명은 거스르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 기억 속에 있는 윤석민은 어떤 모습일까. 김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지켜봤는데, 공을 때리는 파워가 남달랐다. 추운 날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시속 150㎞ 공을 때려내더라. 이제 막 고등학교에 올라온 아이가 커브를 받쳐놓고 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선수가 된 후에는 개인적인 노력도 많이 하는 것 같더라. 나이는 32살이지만, 신체적 나이는 아직 20대 중후반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금 모습 그대로 해주면 된다.” 윤석민은 앞으로 kt의 중심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수비 포지션은 3루수, 1루수, 지명타자 등으로 고루 활용될 계획. 윤석민은 “넥센에서 4년 동안 많은 기회를 얻었고,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팀에서)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맡은 역할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수원에서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타율 0.550) 앞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