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스토브리그 첫 번째 대형 FA는 10개 구단 중 막내팀 kt 위즈의 품에 안겼다. 지난 13일 kt는 FA 내야수 황재균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88억 원(계약금 44억 원, 연봉총액 44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kt 창단 이후 내외부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FA 계약이다.




황재균 영입을 통해 kt는 약점이었던 3루수를 메우는 것은 물론 중심 타선도 한층 강화하게 되었다. kt는 2016시즌을 끝으로 재계약하지 않은 외국인 타자 고 마르테 이후 확실한 3루수를 보유하지 못했었다.



지난 7월 넥센 히어로즈와의 2:1 트레이드를 통해 kt는 거포 내야수 윤석민을 영입해 3루수로도 활용했다. 하지만 윤석민은 핫코너 수비 범위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황재균의 영입으로 윤석민은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로 나서며 타격에 보다 전념할 수 있다.



황재균의 영입에 대해서는 \'오버 페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4 1홈런 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459에 그친 그에게는 과도한 규모의 계약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정(SK 4년 86억 원), 박석민(NC 4년 96억 원) 등 대형 3루수의 FA 계약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 FA의 \'거품\' 논란은 시장에서는 무의미하다. 수요가 더 많다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16시즌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남겼고 특별한 부상도 없는 선수다.




KBO리그에서 황재균이 필요한 팀은 kt 뿐만이 아니었다. 황재균의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6위에 그친 LG 트윈스 모두 2017시즌 내내 핫코너의 주인이 마땅치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황재균 영입에는 LG도 나섰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황재균을 영입에 성공한 kt는 김진욱 감독이 밝힌대로 \'오버 페이\'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kt가 필요하지 않은 선수를 위해 거액을 쓴 것도 아니다.

도리어 문제는 kt가 황재균 영입을 끝으로 FA 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더 이상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kt는 외국인 선수 피어밴드(105만 달러), 로하스(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7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빠르게 눌러 앉혔다.



하지만 엄연한 \'재계약\'이다. 냉정히 보면 최하위였던 기존 전력이 유지되는 것 뿐이다. 외국인 투수 1명의 자리가 남아 있지만 그간의 성과를 봤을 때 대박 영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kt는 2015년 1군 진입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특히 2017시즌에는 50승 94패 승률 0.347로 팀 역사 상 최저 승률의 불명예 기록을 경신했다. kt의 전력이 갈수록 리그 평균과 멀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1군 진입 후 과감한 투자로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물론 4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선 선배 신생팀 NC 다이노스와는 대조적인 kt의 행보다.      




kt는 타 구단들과 달리 아직 공기업의 색채가 남아 있어 프로야구단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도 kt가 외부 FA 1명 영입으로 만족한다면 2018시즌 kt의 탈꼴찌는 장담하기 어렵다. kt의 지갑이 닫혀서는 안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