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우리집의 풍경에

별세한 우리 할아버지는 화장실앞에서 잠자리에듭니다

또 자는것처럼 바닥에 누워있는 많은사람들이 있었어요

이모 엄마 고모들 살아있는사람들은 깨어서 움직이며

각자 해야할일들을 준비했습니다

처음보는 복도를 내려가면서

좁다란 통로끝에 마치 극장과 같은 무대가 나왔어요

우리는 한편의 연극을 준비하듯이

엄마와 이모들은 분주하고 바쁩니다

나는 어리나 어리지않은 어린아이를 찾아오는일을 맡습니다

어린아이는 어린채로 살아야하는 어린아이입니다

무슨이유인지 나는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를 찾아냅니다

어두운 극장안 저편에서 친구들과 놀고있네요

어느새 내 손엔 한자루 식칼이 들려있습니다

왜 내가 이걸 들고있나요? 이것은 어디에서 온것인가요

객석의 의자들 옆엔 칼집이 붙어있습니다

나는 집어넣을만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그러나 모두가 두려워하여 

결국 무대앞의 남자들에게 건네게 되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는 극장을 나와 복도를 걷습니다

오 이런, 그런데 

복도의 끝에도 무대가 펼쳐지고있군요

그러나 다소 상이한 

보여주기 위한것이라기엔 너무 생소한 연극입니다

누워있는 사람들의 눈앞에

여자의 형상인 듯한것이 어른거립니다

천장에 걸린 실에 걸려 인형처럼 움직이네요

어느순간 서있는 남자들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줄을 당깁니다

드르륵 드르륵

움직이던 여자의 모습이 산산이 흩어지내요

줄에 걸린 아주 작은 사람의 모습들이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