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호르몬한지 벌써 200일이 됐네. 그 동안 변한거 한번 끄적여봄.

일단 난 체중은 오히려 10kg 넘게 빠졌어. 다만 이건 호르몬해서는 아닌거 같은게 내가 다이어트를 계속하느라 그런거 같아. 사실 탄수화물이 어마무시하게 땡겨서 다이어트하기 많이 어렵긴 해.

얼굴도 좀 변했는데 다이나믹한 변화가 있는건 아냐. 수염 덜 나고 피부가 하얘진 정도. 예전에는 상남자였다면 지금은 미남 정도고 별로 여자같진 않아. 원래 피부도 지성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진짜 뽀송뽀송해져서 나도 모르게 계속 만지게 되네. 면도는 예전에는 1일 1회였는데 지금은 닷새나 나흘에 한번만 해.

털은 내가 원래 심하게 털털했던 체질이었는데 그나마 털 나는 속도랑 굵기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어. 한번 털 밀고 한달 정도는 신경끄는 수준.

슴가는...휴..눈물좀 닦고. 아직도 절벽인데다가 내가 언더가 무식하게 커서 답이 없다. AA가 될까말까한 비참함. ㅠㅠ 그나마 살좀 빼서 슴가가 있다는 티라도 나는 수준이야. 회사에서 일하는데 아무도 의심 안하는 수준.

힘도 많이 약해졌어. 원래 생수 묶음이나 쌀포대도 한쪽 어깨에 가볍게 메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쌀포대는커녕 음료수 박스 나르기도 힘겨워하는 수준이라 근무 부서마저 옮겨졌어.

그외에는...좀 우울타고 있어. 수시로 울적해지더라. 나쁜 생각이 드는건 아니지만 자주 시무룩해져. 그리고 귀여운거, 특히 인형에 요즘 사족을 못쓰겠더라. 예전에는 인형 같은거 눈길도 안줬는데.

아직 난 여자라기보다는 남자에 훨씬 가까운 모습인거 같아. 뭐 본판이 노답이니 호르몬좀 했다고 바뀌는건 많을 수가 없지...3월 말에 고적하고 퇴직금으로 성형좀 할 생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