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 3개 정도의 자아를 가지고 있음 (따지면 더 많음,하지만 메이저한 자아)

하나는 남자의자아, 여자의 자아, 하나는 고양이의 자아임.

고양이의 자아는 냥이 영상들을 자주보고 울음소리를 따라하고 막 그러다보니 올해 생김.

뜬금없이 하루에도 몇번씩 고양이 소리내고 그럼. 근데 그냥 인간으로서 흉내내는게 아니라 고양이에 빙의해서 그 마인드와 시선으로 냄. 잠시 고양이가 되는거임.


이런식으로 여자의 자아도 가지고 있는데
하필 내가 얼굴이 잘생긴 편이면서도 타인에게 항상 미소년이니 여장하면 잘어울릴거 같다느니 피부가 하얗느니
하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고 거기다가 장발이라

여장을 끊어내려해도 거울을 보면 여자의 자아가 생기기도함. 머리가 여자처럼 길수록 이게 좀더 커짐. 중단발정도 되는 여자인 나를 생각하게됨.

그리고 과거의 여장하고 남자한테 박히던 기억이나 야동에서 봤던 플레이들 등등이 막 뒤죽박죽 섞여서 꿈속이든 언제든 종종 떠오르면서 내가 여자가 되버림.

이 증상이 심했을 땐 난 내가 트젠이라고 착각하고 트젠하기 코앞까지 감. 하루에 수십번도 더 저런 상상에 빠지고 여자라고 착각함.


근데 내가 남자의 자아도 갖고 있기 때매 트젠의 길이 결국 막혀버림. 남자의 자아를 버리기가 힘든게
분명 내가 남자로 어느 집단에서 알파메일 취급 받았던 적도 꽤 많고 남자로서 승리를 이룬거(여자로서 승리를 이룬거랑 다름) 앞으로의 포텐셜이나 남자로서 이루고 싶은거, 과거에 연애했던거나 앞으로 결혼도 할 수 있는거

이런 것들이 다 남자의 자아에 포함되는데 이걸 버릴 수가 없는거임.

그래서 여자의 자아가 강해져서 옷장에 있는 여자옷을 입고 여자가 되었다가도 딸을 치고나면 다시 남자 순도90%정도 까지 돌아옴. 그러고 그냥 사는거임.

그리고 '나'라는 걸 인식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예를 들면 어딘가에 몰입할 때임. 이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자체를 인식하지 않고 살게되고 그럼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결국 내 목소리가 남성적 목소리로 나오는걸 인지하면서 이걸 인지하게 되는 현상이 있음.

그래서 사회생활을 줄이면 이런 스트레스가 사라지고(트랜지션에 대한 욕망같은거와 결핍) 역으로 굳이 트랜지션을 할 이유들이 사라져버림. 나를 인식 하지 않고 그냥 살면 내 가슴이 작던 크던 신경 안쓰는거지.
물론 가끔 다리에 털이 나거나 수염이 난 것을 보고 디스포리아 비스무레하게 오기도하는데 결국 다시 어딘가 몰입하고 그러면 이거는 작은 부분이다보니 그럭저럭 살아가는거임.

여튼 계속 왔다갔다 줄타기하면서 살고 있는데 진짜 이제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쪽 자아로 살려고 몰아붙이면 역으로 버릴려고 했던 자아가 더 커지는 현상이 일어남( 군대갔을 때 머리 짧게밀고 이게 더 증폭되서 이때가 가장 트젠 열망이 심했음)


그래서 여기 트젠갤 트젠들이던 아니면 일반인이 얼핏보면
단순히 여장남으로 분류하지 이런 복잡한 심리를 모를거임.

나는 이런 복잡한걸 여장남으로 분류하는게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지함에서 나오는거라고 생각함.

자기가 어떤건지 모르고 그냥 본능으로 여장하는 경우도 많은데 어쨌든 이러면 트젠보다 여장이지만 일단 자신을 먼저 고찰하고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게 진짜 오래걸리고 쉽지 않은 것도 한 몫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