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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26 01: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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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제발,..”
제발.. 좀

어린 그 당시의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했지만, 정말로 무엇을 미안한거지를 이해하는데까지 오래걸렸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OO 너는 마음이 되게 넓은 것 같대”

태어나서 앞으로도 들어볼 수 없는 과분한 칭찬이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친구가 그렇게 얘기를 했었다.

장미공원으로 올라가는 큰 돌계단을 땀 흘리면서 올라갈 때 들었던 말이었다. 돌계단 하나가 몸을 덮을만큼 덩치가 작았던 우리는 매일 하교길마다 돌계단을 거쳐서 집으로 갔었다.

“나, 목 졸라 마려워..”

친구의 뒤따라가기도 버거웠던 나는 투정부리듯이 얘기했다. 내려올 때는 2개씩 점프해서 신나게 내려갔어도 한 여름의 점심은 예나 지금이나 더웠다.

“그러면 내꺼 오줌 마실래??”
“으엑, 더러워!!”

그가 진짜로 바지벗는 시늉을 하자, 곧바로 나는 큰소리로 더럽다고 외치면서 앞질러갔다. 10살짜리 우리는 매일 그런 유치한 농담을 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다녔다.

“내 비밀은 말야..”

어쩌다 우리는 친구랍시고 무슨 얘기를 하다가 서로의 비밀을 얘기했었다.

“나, ..사실 아직도 잘 때 엄마 손 잡고 자”

그 당시에는 사실이었다. 지금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녀가 아직 정신병으로 망가지기 전이였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 곧잘 나는 잠 결에 무의식으로 허공에 손을 찾으며 손을 잡는 습관이 있었다.
“와, 마마보이!”

생전 처음 듣는 단어에 나는 그거 뜻이 뭐야라고 물어보고는 그런 거 아니야라고 나무들이 울릴정도로 큰 소리로 쩌렁쩌렁 외쳤다.
 “그럼, 넌 비밀 뭐-야?”

어릴 때도 성격이 급한 나는 바로 빨리 말해줘하며 재촉했었다.
“난 말이야..”

..뭐 였을까
이제는 시간이 오래되서 기억이 안 난건지, 그 때의 일 이후로 억지로 지우려다가 진짜로 잊은건지조차 분간이 안 갔다.

“나는 OO가 없어..
 …..,
..그래서 OO를 한 번도 본 적 없어.”

대략 기억났던 거는 사람 아니면 물건을 본 적이 없다는 늬앙스였던 것 같았다. 아마도..
“(너) 손잡는 거 좋아하니까, 손 잡아줄게”
  
그는 손을 휙 내게 내밀며 그렇게 얘기했다.
꼬마여도 남자 둘이 손을 깍지끼며 잡는다는 게 이상하다는 거조차 모를만큼 우리는 순하고 바보였다.

“친구, 기다리는 거니?”

학년이 오르고나서 우리는 서로 반이 바뀌었다.
중앙 계단을 가로질러 3번째 교실도 지나면 친구의 교실었다.

“네-에.”

청소 당번이 없이 다 같이 교실 치우는 나와 달리 그가 있는 교실은 가끔 청소하는 날이면 나는 항상 창문에 몸을 매달려 기달렸다. 그의 담임인 그녀는 이제는 내 얼굴을 알아보다가도 썩 탐탁지 않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왜 너네 선생님은 맨날 (나보고) 집에 얼른 가라고 하냐.”

맨날까지는 아니긴 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내가 기다리면서 장난치면 청소 제대로 안 끝날까봐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몰라.”

귀찮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그는 내 손을 잡은 체 거창하게 흔들면서 같이 걸었다.

4학년이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이라는게 인식이 안 될만큼 아직도 우리는 둘 다 목소리에 변화가 안 왔었고, 여전히 우스꽝스럽게 손에 깍지까지 끼며 걸었다.

“저거 먹고 싶다.”

문방구 지나칠 쯤 그가 애들 무리를 보면서 말했다. 200ml짜리 작은 우유갑에 과일쥬스를 얼린 아이스크림였다.

“나, ..돈 없어.”

서로에 대해 말할 껀 다 말한 사이라, 그는 내가 용돈조차 못 받을정도로 가난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살게. 다음에 사줘.”

그는 순식간에 문방구로 끌고가며 얘기했다.

“..꼭, 사줘”
“응.”

돈 생기면 당연히 사줘야지. 별 생각없이 대답했던 나는 그 이후로 그에게 아이스크림 사 줄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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