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데뷔 14년차 베테랑이 ‘신인의 자세’를 이야기한다. 장원삼(36)은 그렇게 LG에서의 첫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장원삼은 지난해 삼성에 방출을 요청했다. 이후 LG 손을 잡고 새 출발을 준비했다. 올해 2군에서 먼저 컨디션을 가다듬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총 5경기 6이닝에 출전해 2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했다. 총 19타자를 상대해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은 채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을 기록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장원삼을 21일 1군으로 불러들였다.

당초 롱릴리프로서 허리를 받칠 계획이었지만 ‘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았다. 4선발 임찬규가 엄지발가락 미세 골절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 LG는 19일 키움전서 김대현을 첫 번째 대체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김대현이 3⅔이닝 9실점으로 무너져 다른 카드가 필요했다. 그때 눈에 든 것이 장원삼이었다. 장원삼은 선발과 구원 양면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류 감독은 “원삼이의 투구 수를 조절해줄 것이다. 3~4이닝 5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며 “공 던지는 걸 보며 결정하려 한다. 원삼이가 안 되면 또 다른 선수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수창이와 (이)우찬이가 뒤를 받칠 것이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고 덧붙였다.

장원삼은 “2군에서 계속 불펜으로 연습했다. 선발 출전하지만 투구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며 “그래도 선발 경험이 있으니 크게 달라질 건 없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하루 전인 지금(23일)도 긴장된다”며 “작년에 공 던지고 1년 만이다. 찬규의 빈자리를 잘 메워야 해 부담감도 크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LG에서의 첫 출전이기에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장원삼은 “팀 바뀌고 나서 첫 등판이다. LG는 인기도 많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많다”며 “다들 기대가 크실 것 같다. 신인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임하려 한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타자들이 협력해 도와줄 거라 믿는다. 나는 최대한 안타를 맞지 않도록 잘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팀 내 장원삼의 말동무는 심수창이다. 심수창도 지난해 한화에서 방출된 뒤 올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장원삼은 “매일 수창이와 같이 붙어 다닌다. 수창이에게 불펜에서 빨리 몸 풀고 준비하라고 귀띔해줬다”고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