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팀은 먹는 것도 다르다.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비시즌만 되면 고단백 닭 가슴살을 구장에 비치한다. 이지풍 넥센 트레이닝 코치는 "인위적인 보충제보다 훨씬 낫다. 겨울에 제대로 먹을 것 관리를 못 하는 선수들이 개인 자율 운동 후 닭 가슴살을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목동구장 트레이닝실은 한겨울에도 북적인다. 비시즌을 맞아 개인 훈련을 하려는 선수들이 오전부터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는 물론 박병호나 강정호 등 팀의 간판들도 자유롭게 이곳을 찾아 운동을 한다. 각 구단의 트레이닝실에는 작은 냉장고가 비치돼 있다. 운동을 하던 선수들이 각자 챙겨 먹는 보충제나 간단한 주전 부리를 넣어놓는데 활용된다. 

넥센의 냉장고는 조금 다르다. 낱개로 포장된 닭 가슴살이 가득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훈련 후 고기를 한 개씩 까먹곤 한다. 넥센은 10개 구단 중에서도 마케팅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는 팀이다. 닭 가슴살도 광고를 위한 협찬이 아닐까. 이지풍 코치는 "광고용은 아니다. 오로지 선수들의 근력 보강을 위해서 구단에 별도로 요청했다. 정규시즌이 아닌 경기가 없는 겨울에 닭 가슴살을 모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시즌은 선수들이 휴식할 수 있는 시기다. 가정이 있거나 곁에서 서포팅을 할 부모님이 있는 선수들은 그간 못 먹은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강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고향에서 떨어져 혼자 사는 선수들, 연봉이 적거나 건강보충제 협찬이 드문 신인급들은 한겨울 먹거리를 챙기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지방이나 칼로리가 너무 높아서 살이 쉽게 찌거나 반대로 빠지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구장에 닭가슴살을 비치하면 선수들이 언제든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당연히 비시즌 몸 관리에도 그만이다. 이지풍 코치는 "팀도 한겨울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강도 높은 훈련 후 단백질이 풍부한 흰 고기를 먹으면 근육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누구든 먹고싶은 사람은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효과가 뛰어나다. 이지풍 코치는 "요즘은 각종 건강 보조제나 보충제가 발달됐다. 선수들 중에서도 여기저기에서 협찬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우리는 인위적인 보강제를 권유하진 않는 편이다. 그보다는 자연적인 식품을 섭취하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