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권유나 뭐 그런 걸로

스포츠에 크게 관심도 없다가 우연히 알게 되거나

또는 스포츠 좋아해서 얘기하다가

"너 그럼 토토 잘하겠네"

이런 소리 듣고 혹해서 시작함

이때 중요한 건 비기너스 럭

몇 번 하다가 대박남

혹은 연달아 계속 맞춤

그때부터 시간 남으면 라스 보거나

스포츠 분석하는데 죄다 몰빵침

덕분에 자격증이나 어학 공부, 운동, 사교 활동 등 이런 거 박살

그래도 재밌음 푹 빠짐

잃어도 "아 내가 분석 잘못했다 이 부분을 간과했네"

이러면서 넘어감

초반에 대박친 덕분에 아직도 본전 전후

수업료라 생각함

이때쯤 한 번 더 대박남

나름 주변에 입 털고 자랑함

신이 된듯한 전능감에 빠짐

배팅액이 커지고 배팅 횟수도 늠

거의 습관화

잠도 줄고 예민해짐

당연히 인간 관계 무너지고 트러블 남

아깝게 한폭낙된 걸로 빡쳐있는데

누가 한마디 던지 거에 괜히 폭발

"시발 집에서 토토만 집중했으면 다 맞췄는데"

이젠 아예 현생까지 포기

이런저런 핑계 대고 직장도 때려침

토토에 몰빵

하지만 먹죽먹죽 반복

감질맛만 나고 통장 잔고만 줄어듬

그때 사설이 돈 따기 쉽다는 말에 혹함

혹시나하고 접 해봤는데 완전 신세계

"그래 베트맨 따윌 하니까 그랬지 사설이었으면 한폴낙 없이 다 먹고 배터졌겠네"

처음엔 나름 잘 먹음

배트맨 참고해서 기준점 조정하고

근데 시간이 흐르고 경기 기다리기 지루해지면서

재미삼아 실시간을 건듬

와 도파민 뿜뿜

이성적인 배팅 사라지고 걍 홀짝식 실시간에 푹 빠짐

통장 눈 녹듯이 녹기 시작

정신차려보니 통장 엥꼬

결국 당근에 물건 팔고 대출 땅기고

가족, 지인한테 핑계대면서 돈 꿈

그리고 "제대로 분석해서 확실한 것만 하자"

자길 다독임

근데 먹죽먹죽 반복

피같은 돈이 계속 까짐

그러다 확실해보이는 경기 몰빵

극적으로 먹고

빌린 돈 원금 회복

도파민 대폭발

그때부턴 몰빵이 습관화

수익 냄

이번에도 존나 확실해보이는 경기에 몰빵

이거 따면 빌린 돈 갚고

오랜만에 배달이나 먹어야지 ^^

근데 마지막에 정말 말도 안되는 역전 발생

터짐

멘탈 터지고 손 떨리고 피가 엄

부정하고 부정하다 집안 다 때려부숨

마지막엔 질질 짬

근데 그러다보니 배는 고픔

통장에 잔돈 남은 거 은행 가서 넣음

은행 유리에 비치는 모습이 완전 노숙자 개거러지

부끄러운 마음엔 대충 라면 사다가 끓이는데

핸드폰 띠링띠링

빚 갚으라는 독촉 메세지뿐

여기서 몇몇은 겨우 정신차림

근데 대부분은 정신 못차리고

친척, 초등학교 동창 등등한테 죄다 전화 돌리고

3금융까지 건드려서 신용 박살내고

다시 돈 마련해서 입금

하지만 또 다 꼴음

하지만 또 울며 빌고해서 어떻게든 빌림

또 꼼

주변한테 다 손절 당하고

외톨이

이때부터 정신병 단계

과잉 도파민이 갑자기 확 주니까

뇌에 부하가 걸린 거

공황 장애, 편집증

(누가 자길 감시하고 있다는 기분이 편집증임)

회생하고 숙노 뛰면서 빚 갚는데

그 와중에도 틈틈이 라스 봄

간만에 돈 땀

온몸이 흙투성이에 새까맣게 탄 얼굴에 미소가 번짐

오랜만에 치킨 시켜먹으면서 토갤에 자랑할 생각에 신남

어차피 인터넷인데 허세도 부리고 과장도 함

씹창난 자존감을 회복해보려고

하지만 그게 길지는 못함

내일도 여섯시면 현장에 나가야하니까

오늘따라 잠이 잘 안옴

사람들 코고는 소리엔 익숙해져있을 텐데

몇 살 먹고 그새 나이가 든 모양

나이가 드니 눈물이 많아졌나

괜히 눈시울이 붉어짐

그냥 머릿속이 다 붉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