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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가 남들과는 다르다.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06.05 03:12:53
조회 93 추천 0 댓글 0

연애 2년차인데 여자친구가 남들과는 좀 다르다.

수전증과 거동에 불편함이 있어 뛰는 걸 못한다.

그리고 살짝 경계선 지능인 것 같다.

말투도 어눌하고 기억력이 아주 좋진 못하지만 의외로 과거 일이나 사건 추억 같은 건 아주 잘 기억함.

어떻게 보면 기억력이라기보다는 학습속도가 느리다고 해야하나?

사실 학습속도의 문제로 상식이 조금 떨어진다 뿐이지 이상하진 않아. 이것저것 인터넷도 잘하고 운전도 하고 은근 트렌드도 잘따라감.

근데 가끔 걔랑 술먹다가 과거일이나 미래같은 얘기를 하면 너무 슬프다.

과거 학교에서 애들이 괴롭힌 일 같은 것들?

근데 그것보단 미래 얘기할때 가끔 너무 슬퍼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솔직히 얼굴도 좀 이쁘고(친구들에게 보여주면 찐반응으로 와~ 이럴정도) 긍정적이고 집도 꽤 잘 살어.(아버지가 g90포함 차가 3대)


근데 몸이 장애는 아녀도 불편하고 약간의 모자람이 있어서 삶에 무언가 아쉬움이 있는 것 같더라.

자기는 나중에 결혼을 할 수 있으면 듬직한 자식한명 낳고 싶다고, 자기는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고 아는게 없어서

아들이 있으면 든든하고 엄마도 잘챙겨주고 행복할 것 같다고...

그리고 "만약에 죽으면 사후세계가 있을 거 같아?" 라고 물어보기에  나는 그냥 "아니? 나는 그런거 안믿어 종교도 안믿고" 라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시무룩 해서 이러더라

"나는 사후세계가 있을 거 같은데... 죽으면 사후세계가서 다시 태어나고 싶어."  라고 하는데 그때 정말 술먹다가 갑자기 순식간에 눈물이 쏟아질 뻔한 걸 겨우 참고 대화주제를 돌렸다...

멀쩡하게 태어나지 못함을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본인은 못하는 것에 항상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여자친구의 언니를 보면 전형적인 인스타 셀럽상이라고 말 할 정도로 좀 화려하게 생기고 화려하게 사는데

얘는 항상 절제하고 참고 기대치를 높이지 않고 배려하며 살아왔던 것 같더라고.

인제 20대 중반밖에 안되는데 "나중에 늙어서 죽으면 언제 죽고 싶어?" 하며 자기는 태어난 날 의미있게 죽고 싶다하고

사후세계로 가서 자기는 다시한번 태어나고 싶다하구

자기가 남들보다 아는게 얼마 없으니 자기는 결혼을 한다면 아들을 낳아서 아들이 똑똑해서 머든 잘하면 너무 든든할 것 같다고 하는데


내가 분수도 없이 쓸데 없는 연민인지.. 이런 얘기들으면 진짜 갑자기 미친듯이 눈물이 날 것만 같더라.


이런 얘기들 들으니  정말 별 생각이 다 들어.

능력이 별로 없어서 딱히 앞으로도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얘가 나랑 연애를 너무 오래하다 헤어지면 나중에 결혼을 못하면 어떡하지?

이친구의 미래를 위해 나랑 시간허비하지 말고 놓아줘야하나

얘가 불임이라 애를 못가지면 어떡하지?

얘가 나랑 헤어지더라도 정말 착한사람 잘 만나서 결혼 할 수 있을까?

나랑 결혼 하면 내가 온전히 이걸 계속 감당할 수 있을까?

만약에 애를 낳아도 애가 좀 아프게 나오면 어떡하지? 등등...

이것 말고도 온갖 생각이 가끔 한번씩 머리를 스쳐지나 가더라

고민을 해보기도 하고 여자친구에게 슬쩍 나는 결혼은 별로 생각 없는데 괜히 나랑 시간허비하는 거 아니냐고 말도 해보고 해봤지만 결국 딱히 결론이 나는 건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흐르는데로 그저 지나가게 되더라.






쓸 내용은 더 많지만 줄이고 줄여도 너무 긴글이네.

읽어보고 소감이나 비판이나 들어보고 싶어서 글좀 끄적여 봄.


왠지 오히려 주변에 쉽게 털어 놓는게  안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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