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있는 30대이다.

30살이 지나고 보니 많은 시간들의 봉오리들이

기웃기웃 고개를 내민다.

전 여자친구는 오늘로 결혼을 했다.

어렵고 부담되던 그리고 부족했던 나의 시간에서 벗어나
한 남자의 품 안에 안기려 미소 짓는 그 아이의 눈빛과 입술과 몸체를 보면 아스라이 저 먼 곳에 있는 나에게 묻게 된다 후회되는 것이 있느냐고.

대답하건데 나는 후회를 하고 있노라 답하고 있다.

첫째는 이런 아픔이 오도록 손 놓고 지켜본 것
둘째는 이런 아픔이 오도록 나를 놓아 무방비로 만든 것이다.

허나 하고픈 말이 많기도하다.
똑똑했던 너는 길을 찾아 내가 놓자마자 누구하나 알려주지 않았겠거니 했던 길을 황급히 실수없이 지나가버렸고, 나는 조금 허둥지둥이다.

지금 내가 내는 아픔의 글과 문장들은 너에게 닿지도 그리고 닿게 하고싶지도 않지만, 토해내듯 쏟아내고 나를 일으키고 싶어서 주섬주섬 기억을 옭아내 실처럼 엮어간다.

축복해주리라 했다.
건강한 내 모습과 완연한 봄으로써 너를 맞이하리라 했다. 녹록치 않던 우리 두 사이에 나라도 너라도 잘 살아아길 소망했다.

이미 반절은 성공한 나의 대담한 그 이별의 첫 기록을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나머지 그 절반을 채워 나도 이제 완연한 봄이고만 싶다.

사랑했던 사람 이제는 지우고도 싶은 사람아 나를 일으켜야만 너를 뒤로 할 수 있기에 다시금 새찬 겨울 칼바람을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