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고등학교 입학 후 만난 여사친이 있었다

그 친구는 중학교 3학년 때 나와 같은 수학 학원에 다녔었고
당시에 인스타보단 페이스북을 많이 했어서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페메를 하면서 자연스레 친해졌다
그러고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서로 학교에서 쉬는시간에 마주치면 장난도 치고 했었다
내가 생일이 3월이었는데 나한테 생일선물로 맘스터치 싸이버거 세트를 줬었고
12월 생일이었던 그 친구에게 약속했다
나도 생일 때 선물 챙겨주기로
하지만 이 친구와 만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도 알고 있었던 일이지만 1학년 초반부터 2학기 중순까지 이 친구가 학교폭력을 당했고
얘가 나한테 막대하는 애가 있다고 해서 얘기만 들었지 가해자 그년한테 내가 하지마라고 재밌냐고 대신 욕박아줬었는데
솔직히 학폭위 열릴 정도로 심각한 건지 몰랐다
결과 가해자는 강제전학 조치를 받았고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내 여사친은 학폭위가 끝나고 바로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고 그 친구가 페이스북을 탈퇴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고 인사도 못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고 올해 1월에 내 인스타 맞팔인 다른 여사친의 인스타 스토리를 통해 그 친구의 근황을 알게 되었는데
유학을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왔고, 사진을 보니 진짜.. 이뻐졌다
내가 얘를 고등학교 다닐 때 그냥 호감이 가는 여사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자마자 다시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얘한테 당당하게 다시 만날 생각으로 얘 하나만 보고
올해 1월 말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친구들이 갑자기 왜 살빼냐길래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말 대신

“그냥 이대로 가다간 뒤질 거 같아서” 라는 핑계를 댔다
전역을 하고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해서
당시 몸무게 120kg까지 나갔었고  지금 12월 말까지
약 10-11개월동안 35kg를 감량했다
유산소만 한게 아니다 식단도 단백질 위주로 구성해서 웨이트도 운동 잘하는 친구한테 배워가며 골격근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체지방률 반토막을 냈다
유튜브나 인스타 인플루언서들이 입는 옷들도 참고하면서 코디 하는 법도 배우고, 예약제 미용실에 가서 트렌드에 맞는 커트를 하면서
헤어코디도 열심히 배웠고 피부관리도 하고 안경 벗고 렌즈끼고 화장법도 배우고 이것저것 자기관리에 필요한 건 모조리 다 했다
그 결과 정말 내 주위에 가까운 친구들 말고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은 거의 다 못알아볼 정도로 많이 바꼈다
거울을 보는 나도 그렇게 느낀다
외적인 준비는 끝났고 오늘 자신감 가지고 인스타 팔로우 요청을 할려고 하니까
얼마 전까지 남자친구의 흔적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랑 같이 있는 피드가 올라와 있더라
ㅋㅋㅋ 진짜 원래 눈물이 없는 편인데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내가 너무 늦었나 이 생각도 들고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내가 살을 빼니까 절대 안들어왔던 여소제안이 2번이나 왔었는데

그거 다 안받았는데 지금이라도 받아야되나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고 하지만 아직 시작도 못해봤는데
아까 친구들한테 솔직히 나 좋아하는 여자 생겨서 다이어트 한거라고 자초지종 털어놓으니까 위로는 해주는데
진짜 이렇게 무너지는 기분 살면서 느낍니다..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