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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지광의 그윽한 저음이 들려온다.

"태관아 멀었니?"

"아녜요, 나가요."

태관은 겨우 잔뜩 존재감을 과시하던 자신의 아랫도리를 진정시키고는 세면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쳐다본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있었다.

"태관아~"

다시금 바깥에서 들려오는 재촉에 태관은 제 뺨을 두어번 치고는 화장실을 나선다. 영웅의 걱정 가득한 얼굴이 태관을 반긴다.

"괜찮아, 형?"

"아... 응. 나 먼저 자야겠다. 아무래도."

"응. 어서 자. 불끄고 조용히 있을게."

태관은 급히 자신의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쓴다. 절대... 영웅에게 들켜서는 안 됐다. 이 마음을... 이 욕망을...

차라리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잠에 드는 것이 나으리라. 태관은 억지로 눈을 감고는 속으로 양을 세고 있는데... 이불 바깥에서 소곤거리는 게 들린다.

"태관이 형 코로나 걸린 건 아니겠지?"

"조용히 하고 자자."

태관은 감정을 반드시 추스리겠다고 다짐한다. 오해 받아 자가격리라도 당하면 큰일이다.

밤은 무르익어 새벽이 되고, 태관에 이어 영웅과 서윤성, 지광도 잠에 든다. 서늘한 밤공기와 함께 적막이 찾아왔다.

이런 적막 중에도 태관은 무슨 꿈을 꾸는 건지 옅은 신음을 낸다.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밤귀가 밝은 영웅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을 뜬다.

부시럭 부시럭-

조용히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벗어난 영웅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는다.

"으으으... 안... 안 돼..."

태관이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았다. 영웅은 그의 침대 맡에 앉아 태관의 볼을 검지로 살짝 건드린다. 

"어... 어? 영...웅이...?"

정말 살짝 건드린 것 뿐인데 바로 눈을 뜬 태관은 몽롱한 표정으로 영웅을 쳐다본다. 태관은 잠시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눈을 뜨기 전까지 이미 영웅과 함께 있었으니 말이다.

"형. 괜찮아?"

태관은 꿈인 것 같은 이 현실에 취해 저도 모르게 손을 내뻗는다. 손안에 영웅의 뺨이 들어온다. 요즘 악플러들 때문에 고생해서인지 많이 수척해진 영웅이 절로 안쓰러워진다.

태관은 이윽고 남은 손마저 영웅의 뺨을 잡는다. 갑작스레 태관에 의해 자신의 얼굴이 잡힌 영웅은 당황하여 태관을 내려보는데...

"어어....으읍...!"

영웅의 얼굴을 단단히 잡고는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춘다. 순간 입술에서 전해오는 말캉한 감촉... 오래토록 자신을 열병에 들게 했던 두툼한 입술이... 

그 순간 태관은 이것이 꿈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고 맞닿은 입술을 떼려하는데. 갑자기 이불을 들어올린 자신의 거대한 중심처럼... 심연의 욕망이 고개를 들어올린다.

'이미... 늦었어...'

태관은 당황해서 일어나려는 영웅의 얼굴을 더욱 꽉 잡고는 그의 입술을 집어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