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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또문학] 클래식 (이찬또 농촌물) - 2편

ㅇㅇ(119.64) 2020.02.26 16:18:37
조회 1139 추천 82 댓글 24
														

(이 글은 100%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지명 및 내용 등은 모두 실제와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1편 링크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mistertrot&no=119011&s_type=search_all&s_keyword=%ED%81%B4%EB%9E%98%EC%8B%9D&page=1


오글거리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ㅠㅠ


(추천 배경음악 :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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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처음 만난 사내의 등 뒤에 업혀서 그렇게 그의 집으로 향하던 5분 정도의 시간은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 나에게는 영겁의 시간으로 느껴졌다.


"죄송해요.. 많이 무거우시죠?"

"아니요ㅎㅎ 전혀요. 엄청 가벼우신데요?"

이 말이 거짓임을 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따금씩 멈추는 걸음에 후- 하고 내몰아쉬는 큰 숨, 금세 땀범벅이 된 등까지. 그러면서도 허허 웃으면서 자기가 이 마을에서는 힘이 제일 세다며 끝까지 안 힘든척하는 이 청년이 싫지 않았다.


이 마을에 들어서서 처음 들러보는 남의 집. 예쁘고 작은 마당을 지나 들어선 현관에는 농기구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순박하지만 포근한 분위기의 깔끔한 집이었다.


"일단 진흙이 너무 많이 묻으셔서.. 좀 씻으셔야겠어요. 옷은 일단 급한대로 저희 집에 있는 걸로 갈아입으세요." 하고서 나에게 조금은 커 보이는 얇은 티와 추리닝 바지를 내어주는 그. 그런 그의 호의를 웃으며 받기에는 내 모습이 너무 창피해서, 날 업고 무거워하던 기억이 생생해서, 대답도 제대로 못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진흙과 땀을 씻어내고 나왔다.


"연고 발라드릴게요. 아까 보니까 무릎을 너무 많이 다치신 거 같던데.."


"아.. 저 진짜 괜찮아요. 집에 가서 연고 바르면 돼요. 이미 진 신세가 너무 많은ㄷ..."

아직도 다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건지 급하게 걸어나가려다가 또 넘어지고 말았다.


"치료하시고 다리 어느정도 회복되시면 댁으로 가세요. 제가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 어차피 저 혼자 사는 집이라 오래 계셔도 실례 아닙니다. 다리 주세요. 어서요."

입에 미소를 머금고 이렇게 말하는 그를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다리를 내밀었다. 그가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양 무릎에 연고를 발라주었다.


"따가우시면 말씀해주세요. 연고 살살 바를게요."

호호 불면서 면봉으로 살살 연고를 발라주는 그 청년의 섬세함에 난 또 다시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못 보시던 분 같은데... 원래 이 동네 사셨어요?"

연고를 발라주던 중 갑자기 그는 내게 질문을 던졌다.

"아... 아뇨. 잠시 삼촌댁에 내려와 있는 중이에요."

"그렇군요. 사실 뵌 적이 없는 분이라... 제가 이 마을 토박이라 여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러시구나...ㅎㅎ"

늘 그렇듯, 초면인 사람들끼리의 어색하고 상투적인 대화가 끊기고 잠시의 침묵이 흐른 뒤, 나도 모르게 이 설레는 청년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아 저 사실.. 궁금한 거 하나 있는데..."

"뭔데요?"

"아까 논에서 부르시던 노래... 무슨.. 노래에요?"

"아.. 그 노래요ㅎㅎ 진또배기라는 노래에요. 어렸을때부터 진짜 좋아하던 트로트라서 일할때에도 저도 모르게 흥얼흥얼 거리게 되더라구요."

"트로트 좋아하시나봐요?"

"네...ㅎㅎ 트로트는 어렸을 때부터 저와 함께 한 제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에요. 트로트를 듣다보면 어렸을 때의 제 가족, 그리고 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그래서 농사를 짓지 않을 때에는 항상 집에서 트로트를 들어요. 참, 요즘 사람들 안 같죠? 허허..." 하고 어색한 웃음을 내보이는 그.


구성진 목소리에 트로트를 좋아하고 농사를 짓는 청년. 내 인생에 만나본적 없는 캐릭터인데 왜 그가 툭 내뱉는 한 마디가, 호의가 이렇게도 마음을 울리는지 모르겠다.


그 외에도 이 동네엔 뭐가 있는지와 같은 소소한 얘기를 몇 가지 나누다가 밖을 보니, 시간이 얼마나 흐른건지 벌써 밖은 어둑어둑해졌다. 이제 정말 삼촌댁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황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앗! 벌써 저녁이네요. 신세 많았습니다. 옷은 빨아서 내일 꼭 돌려드릴게요."


그 때 갑자기 뒤돌아선 내 팔 옷자락을 붙잡은 그가 말했다.

"저기... 저랑 같이 반딧불이 보러 안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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