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4 class=tit_article>창원시의 변명. 신축야구장 재조사는 중단됐지만, 보고서는 받았다? </H4>

창원시가 21일 제시한 신축야구장 부지선정 3단계 재조사 최종보고서(왼쪽)와 중간보고서. 창원시는 2012년 5월 이전에 재조사 결과를 보고받았으며, 이 결과가 담긴 중간보고서를 8개월이 2013년 1월에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3년 1월은 재조사가 중단되고 있던 시기다. 진해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통합창원시가 미완성된 재조사를 근거로 신축 야구장 부지를 선정했다는 의혹(6월 14일 스포츠서울 보도)에 대해 “중간보고서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창원시가 내세운 중간보고서는 시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비공식 보고서인데다, 재조사 계약이 중단된 시점에 용역업체로부터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나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창원시의 이해할 수 없는 변명 “재조사는 중단됐지만, 보고서는 받았다”

창원시는 지난 1월 30일 신축구장 부지 선정에 대한 3차 조사인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이하 재조사)’ 결과를 근거로 구 진해육군부지를 신축구장 부지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재조사는 2012년 1월 27일에 시작해 5월 1일에 중지됐으며 올해 2월 19일에 재개했고 3월 29일에 완료됐다. 창원시는 올해 1월 25일에 재조사 결과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1월 30일 신축 야구장 부지를 선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원시가 밝힌 재조사 결과 수령 시기는 재조사 중지기간이다.

창원시 새야구장건립사업단 최용성 단장은 지난 21일 진해구청에서 ‘어떻게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재조사를 근거로 신축 야구장 부지를 선정할 수 있냐’는 질문에 “계약상으로는 재조사가 중단됐지만 용역업체 경화엔지니어링은 계속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구 진해육군부지가 신축구장 부지 1위를 받은 시점은 2012년 5월 이전이다. 창원시는 이미 나온 결과를 알고 있었고, 1월에 중간보고서를 받아 발표한 것이다”고 답변했다.

◇의혹투성이 재조사 과정. 계약 중단 시점에 왜?

창원시와 용역업체 경화엔지니어링의 재조사 과정은 정상적인 절차로 이해하기 힘들다. 스포츠서울이 입수한 계약서 내용과 창원시의 주장을 맞춰보면, 경화엔지이너링은 지난해 5월, 2차 조사까지 11위였던 구 진해육군부지를 단 3개월의 조사만으로 1위로 뒤집은 뒤 약 8개월이 지나서야 창원시에 중간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그리고 5일 후 이 중간보고서가 신축 구장 부지 선정에 핵심 근거로 활용됐다. 이 때는 창원시와 경화엔지니어링의 계약 중단 시점이었다.

통상 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용역조사는 투명하고 공정한 진행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특히 계약 중지 시기에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보통 중간 보고는 결론이 아닌 검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재조사 과정을 꽁꽁 숨기다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계약 내용과 관계없이 용역업체가 자체적으로 재조사를 진행했다고 뒤늦게 설명하고 있어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창원시가 제시한 중간보고서도 의혹 투성이다. 통합창원시 문순규 시의원(통합진보당)은 “창원시가 신축 구장 근거로 활용했다는 중간보고서는 믿을 수 없는 자료”라고 밝혔다.

창원시의회 문순규의원(통합진보당)이 21일 창원시의회 시의원실에서 창원시의 신축 야구장 선정 재조사의 허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창원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문순규 시의원 “창원시의 중간보고서, 믿을 수 없다”

문순규 의원은 21일 창원시의회에서 진행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통상적으로 세금으로 진행되는 용역의 결과는 시의회의 준공 승인을 받아야 인정된다. 하지만 창원시가 내세우고 있는 중간보고서는 그렇지 않다. 시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신뢰할 수 없는 자료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간보고서의 실체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서류라는 것은 인쇄만 하면 그만이다. 창원시가 미리 결과를 만들어놓은 뒤 과정이 문제가 되자 임의대로 책자를 만들어 중간보고서라 우길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또 “약 12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준공승인 받지 않은 중간보고서 결과만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7일 창원지법에 재조사 정보공개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7월 중순까지 창원시의 답변을 기다린 뒤 재판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KBO 류대환 홍보부장은 25일 통화에서 “창원시의 재조사 결과 정보를 검토한 뒤 이에 대한 타당성이 없을 경우, 연고지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