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현재 KBO리그에서 통산 1000안타 고지를 넘어선 타자는 76명. 꾸준하지 못하면 맛보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특히 한 시즌에 타율 3할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타자가 1000안타를 때렸다는 것은 더 값지다.

NC 다이노스 손시헌(35)이 KBO리그 76번째로 통산 1000안타 대열에 합류했다. 손시헌은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통산 999개의 안타를 때린 그는 네 자릿수 안타 고지를 밟았다.

998개를 때려놓고도 두 개를 더 채우는 것이 쉽진 않았다. 지난 달 22일까지 998개의 안타를 기록한 손시헌은 이후 세 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28일 마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안타 한 개를 추가한 그는 3일 만에 마침내 안타를 추가해 1000안타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손시헌이 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프로통산 1000안타 고지를 발았다. 방망이보다는 수비로 명성을 쌓은 그였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얻은 값진 성과다. 사진=MK스포츠 DB

손시헌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실 방망이보다는 ‘연습생 신화’와 ‘안정된 수비’다. 2003년 신고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172cm로 야구 선수로서 크지 않은 키의 소유자지만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면서 이듬해인 2004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데뷔 3년 만인 2005년과 2009년에는 유격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승승장구만 하던 그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는 등 후배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면서 한 때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3시즌을 마치고 NC 다이노스로 자유계약선수(FA) 이적한 뒤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통 산 타율은 0.264이지만 지난 시즌 팀 내 결승타 3위에 오를 정도로 집중력이 강했다 또한 140경기를 뛰면서 5년 만에 세 자릿수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NC에서 베테랑 손시헌의 존재는 경기 내적 뿐 아니라 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손시헌은 1일 경기 뒤 “신인 시절 때부터 지켜봐 주고 기회 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선수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2003년 첫 안타를 기록한 뒤 오늘까지의 시간들이 생각났다. 야구선수에 1000경기와 1000안타는 너무 값진 상징과도 같다고 여겼는데 큰 부상 없이 오래 야구하면서 나 역시 그 대열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뒤에서 뒷바라지한다고 고생 많이 한 와이프와 묵묵히 지켜봐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