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재학(25)은 왜 SK의 천적일까.

2010년 1군에 데뷔한 이재학은 SK전에 통산 16경기 등판해 7승2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 중이다. 9개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5⅓이닝을 소화해 이닝당 한 개 꼴인 8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도 1.08로 수준급이다. SK 간판타자 최정은 이재학 상대 타율이 통산 0.043(23타수 1안타)다. 25일 맞대결에서는 7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는 더 잘했다. SK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통산 평균자책점 1.23으로 극강 모드다. 선발로 나온 8경기 중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 중이다. WHIP는 0.90으로 특급 수준이다. 구단 역사상 처음이자 개인통산 1호 완봉승도 SK 원정경기에서 나왔다. 이재학은 2013년 7월31일 열린 인천 SK전에서 9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역사를 썼다. 25일 경기에서도 9회 1사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117개)만 아니었다면 완봉승이 가능한 페이스였다.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NC 이적 후 줄곧 호흡을 맞추고 있는 포수 김태군은 "SK를 만났을 때 좋은 기억이 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SK전에서 호투를 이어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김태군은 "이재학은 생각 이상으로 예민한 투수인데, SK전을 잘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학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2010년 두산 시절에도 SK에 강했다. 2경기에 나와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첫 단추를 잘 꿰니 나머지도 술술 풀리고 있다.

이재학 본인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재학은 "컨디션이 좋고, 공이 좋을 때 만나는 것 같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어 "사람인지라 잘 던진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자신감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결국 거듭된 SK전 호투가 상대에 대한 강점으로 굳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