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요청에 특강 수락..1969년 첫 지도자길 인연

김성근(63) 전 SK 감독이 창원에 등장했다.

지난달 17일 SK구단으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던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런 등장에 도내 야구계에서는 NC다이노스와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하는 분위기가 다소 감지됐지만, 그가 창원에 나타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마산용마고 총동창회와 야구부후원회는 김 감독이 30일 거제를 찾았다는 소문을 듣고 야구부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요청했고, 김성근 감독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이날 용마고 방문이 이뤄지게 됐다.

김성근(왼쪽) 전 프로야구 SK 감독이 31일 오후 창원시 마산용마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김 감독이 용마고 야구 선수들과 학생, 교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학교로 들어오고 있다. /김구연 기자

사실 김 감독과 용마고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이 지난 1969년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곳이 바로 용마고(옛 마산상고)다. 그는 "당시 용마산이 참으로 높아보였는데, 오늘 와보니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의욕이 넘쳐 훈련을 너무 심하게 시키다 보니 선수들이 다들 도망가기도 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자신의 야구 인생을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를 대상으로 풀어놓았다.

그는 "야구는 실패의 스포츠다. 3할이면 성공인데, 바로 7할이 실패이지 않느냐"면서 "(나는)야구를 하면서 남들이 잘 보지 않는 7할의 실패를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위에서는 내 야구인생을 김성근식 야구라고 다들 비슷하게 보는 데 이는 정말 잘 못 보는 것"이라며 "역전패가 많았던 쌍방울을 맡았을 때는 1회부터 과감하게 보내기를 시도했고, 패배의식에 젖은 태평양은 젊은 선수 중심으로 엔트리를 새롭게 구성하는 등 팀 컬러에 맞는 야구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전 SK야구 감독이 31일 오후 창원시 마산용마고등학교를 방문했다.김 감독이 용마고 야구부 선수 대표에게 지도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김성근 감독은 재일교포로서 어린 시절 넉넉지 못한 형편에 야구를 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도 전수해줬다.

김 감독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우유배달부터 신문배달, 심지어 노가다(막노동)까지 안 해본 게 없지만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버스에서는 균형 잡는 훈련을 하고, 등교할 때는 뒤꿈치를 들고 몇 ㎞를 걷고, 목욕탕에서는 손목 훈련을 하며 야구를 익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나만큼 욕을 많이 먹은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자 노력하니까 주위에서 말이 많았지만, 결과물(우승)로 보여주니까 다들 인정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강을 마치고 김 감독은 직접 운동장에서 용마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원 포인트 클리닉'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야신, 42년 만에 마산용마고 강림 < 야구 < 스포츠 < 기사본문 - 경남도민일보 (idomin.com) 

왜 42년 만에 용마고를 찾았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