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브리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를 봤다.

내용 전개에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영상미가 좋아서 그런대로 즐겁게 시청했다.

여러 가지 난해한 부분은 있었지만 내가 가장 흥미롭게 봤던 부분은 탑 안의 세계에 있던 주인공의 큰 할아버지가 자신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 세계에 있는 돌을 블록으로 만들어서 블록을 쌓는 행위로 세계를 유지한다는 점이었다.

블록을 쌓는 건 일정한 주기가 필요했다.

일정한 주기로 쌓아 올리더라도 세계를 유지하기에는 불안정했다.

한 개인이 지속적으로 완전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주인공의 큰 할아버지는 주인공에게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블록을 쌓는 일을 물려주려 하지만 주인공이 거절하면서 끝내 세계는 무너지고 만다.

무너지는 과정은 세계를 자신의 영향력에 두고 싶어하는 앵무새가 주인공이 거절하고 난 뒤에 갑자기 나타나서는 합의도 없이 블록을 졸속으로 쌓고 무너지려고 하니까 블록을 단칼에 베어내고 그 뒤에 세계는 무너졌다.

이 장면에서 나는 어떤 점을 느꼈냐면 인생은 블록을 쌓는 행위와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한 번에 모든 블록을 쌓을 수는 없고, 설사 안정적인 주기로 블록을 쌓더라도 곧 무너질듯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그리고 혼자 틀어박혀 쌓아올린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진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한 개인이 이룩해낸 어떤 가치관이나 세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걸 계승해 나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틀어박혀 세상과 단절되어서 고고함을 유지한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에 나와 사람들과 좋든 싫든 간에 교류를 하면서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