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결석은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단, 그로 인한 합병증은 치명적이다) 한 번 걸렸을 때 고통이 끝내준다.
출산의 고통을 능가하거나 가볍게 뛰어넘을 정도인데, 딱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예측 가능성이다.

출산은 임신 사실이 확인되면 그 날로 10개월 뒤에 찾아온다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요로결석은 예측을 불허한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요로결석이다.
그래서 요로결석만큼은 출산 경력이 있는 여자들도 한 수 접어주는 게 보통이다.

요로결석을 치료하려면 일단 몸 속의 돌을 찾아 깨부숴야 한다. 치료 방법도 다양한데, 보통은 충격파처럼 비수술 치료를 한다. 그러나 돌이 너무 크거나 하면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데 이게 또 난관이다.
요도에 기구를 집어넣어서 돌을 끄집어내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술할 때 출산자세를 하는데 마치 출산이나 낙태수술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한편으로 달리 생각해본다면, 무언가를 깨서 끄집어내야 한다는 데에는 낙태나 요로결석이나 같다. 그리고 치료가 끝나도 신체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딱 하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요로결석은 정신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반면(설령 요도 야스를 원인으로 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낙태는 정신적인 부분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태아령이다. 달리 말하면 요로결석에 걸렸다 하여 자기 몸이 묫자리가 되는 일은 없지만 낙태는 하는 순간 자기 몸이 묫자리가 된다.

요로결석은 ‘요건’을 구비해도 일부러 걸리기는 또 쉽지 않은 반면(원하는 타이밍에 요로결석을 발병시키기는 어렵다는 뜻), 낙태는 임신이 되었다는 전제 하에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신체에 주어지는 ‘책임’의 강도도 다르다.
출산이나 요로결석이나 어차피 같은 고통이 주어진다면 임신이 되었을 때 그냥 낙태시키는 걸로 ‘예방적 조치’를 하면 되는 거 아닐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결론을 정리하자면, 낙태를 (예정된) 요로결석 치료와 같이 여기는 한녀처럼 자연에 대한 역행(逆行)을 스포츠로 여기는 집단은 자연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마땅하다. 태아령의 존재 의의는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