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을 먹으면서 네 고민을 들어주던 대학교 민혁 오빠

너에게 무심한 표정으로 일을 알려주던 윤재 선배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공대너드남"이지만, 왠지 꼬시면 넘어올 것 같은 동기 진우

그리고,

숏츠에서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강아지와 놀아주던 조회수 몇십만 채널의 다정남

웹드라마와 브이로그에서 보던 "첫사랑 재질"의 남자들

정류장이나 호수공원에서 종종 마주치는 괜찮은 남자들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잘생긴 남자와의 썰"의 주인공들

모두 속으로는 너희를 경계하고 기피하고 있어

너희에게 명예를 살해당하지 않기 위해

정신과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기 위해

선량한 페르소나로 무장하고 있을 뿐이야

각자의 연극을 하고 있을 뿐이야

장차 너희와 미래를 그려나갈

소박하고 다정하던 남자들은 이제 모두 사라졌어

그러니까 제발 남성들을 내버려 둬

혼자 있는 남성들에게 말을 걸지 말아줘

남성의 즐거움에 대해 궁금해하지 말아줘

우울한 남성에게 함부로 공감하지 말아줘

괴로운 남성을 함부로 위로하지 말아줘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도 괜찮아

차라리 지금처럼 남성들을 계속 탓하는 게 나으니까

그렇게 계속 남성들을 힐난하면서

제발 함부로 접근하지 말아줘

남탓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우?리는 남이니까

같은 미래를 생각하는 공동체가 아니니까

한국 남성들도 열심히 노력할게

한국 남성 성범죄자들을 엄단할게

한국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남성들에게 면박을 줄게

한창 여성에게 관심을 가질 남자 아이들을 교화시켜서

한국 여성이 아닌 외국 여성들에게 사랑과 성애를 느낄 수 있도록

열의와 진심을 다해 제대로 교육하고 재교육할게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선배이자 동료 시민으로서, 그리고 "형"의 지위로서

철저히 "안전하고 건강한 남성으로서의 책무"를 이행할게

너희도 부디 너희의 소중한 자매들이

한국의 남성들과 연이 맺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줘

영원한 단절을 향해 서로 같이 노력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