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진지하고 솔직하게 말해보자
니들도 여자를 겪어보고 떡쳐보면서 데이터가 쌓였을텐데
본인 할머니나 엄마가 처녀였는지 아니였는지 이미 알지 않냐?

우리 엄마는 매우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데
아빠가 첫 남자였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아빠도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신을 안 믿지만 엄마가 성당 다니는게
가정의 평화를 불러왔고 유지시켜줬기에 딱히 불만은 없음

시골에서 농사 짓다가 22살에 옆동네 총각이랑 결혼했던
우리 할머니도 당연히 처녀였을 것이다
결혼식 날에 할아버지 얼굴을 처음 봤다고 했으니
그 때는 그런 시대였던 거지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다른 놈들이 실컷 돌려먹다가 버린 걸레를 주워서 설거지한다?
벌써부터 유전자 깊은 곳에서 거부감이 올라온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고 사는건지 진지하게 고민해봤는데
아마 애미가 처녀가 아니였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랑스러운 학력도 아주 좋은 직업도
충분히 여유롭고 넉넉한 재산도 잘생긴 외모도 해결해줄 수 없는
DNA 깊은 곳에 뿌리잡은 퐁퐁이 유전자가
의식을 지배하고 사라지지 않아서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설거지라는 대를 이어가는 행위로 발현된다는
최종판단 외에는 아무리 쥐어짜내봐도 더는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