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연봉이 칠천에서 팔천 정도 될듯(직접물어본적은 없는데 인터넷쳐보니 이렇게 나오네)

먹고살만하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자라면서 딱히 모자람을 느낀적은 없음

엄마는 지금은 주부지만 결혼하시기전에는 회사 다니셨음

그리고 결혼 후에도 웅진에서 판촉도 해보고 한국야쿠르트도 해보고 분식집도 해보고 지금은 식당주방에서 일하심.

우리아빠는 엄마가 일하는 걸 별로 안좋아함

본인은 인정 안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유가 크게 두 가지임.

하나는 아내가 돈을 번다는 사실이 본인의 위상을 깎을까봐. 실제로 아빠는 엄마한테 가게에서 일하는 걸 최대한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말함. 어느 날 동네 아는 사람이 손님으로 와서 반가웠다고 얘기하는데 아빠가 그 얘기를 듣고 굳이 아는척을 왜 하냐고함. 엄마는 벙찜.(사실 나도 이 부분은 이해가 안됨 이미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한테 숨김?)

두 번째는 혹시나 바깥에 오래있으면 딴 남자가 껄떡댈까봐인데 내 생각에 우리엄마가 받아주고 그럴 사람은 아닌거같음

여튼 여기까지 보면 아빠가 꽉 막힌 거 아니냐, 아내가 돈 벌어오면 오히려 좋지않냐 얘기하는데, 

사실 나도 엄마가 이번에 일하는 식당은 그만뒀으면 좋겠음. 

그 이유로는 

첫 번째, 일이 너무 힘들어서 엄마 건강이 걱정됨

일주일에 휴일 하나 있는데 이 때마다 무조건 병원가야됨. 피곤해서 몸에 포진들이 막 생기고 손목과 손가락은 꽉찬 냄비 오래들어서 붕대감고 파스 바르심...게다가 원래도 시각장애 4급으로 눈 한쪽이 아예 안보이는건 아닌데 좀 안 좋은 편임...근데 기름끓고 연기많이나서 환기 잘안되는 주방에 하루 12시간씩 있으면 눈이 당연히 더 안 좋아질거 같음... 실제로도 어제 스테로이드 좀 들어간 안약 처방받아옴

두 번째는 사장이 시간약속을 잘 안지킴

계약할 때는 10시 퇴근이라 해놓고 10 십오분 10시반 이렇게 마칠때가 많음. 그래놓고 수당을 몇시간 더했으니 얼마 이렇게 칼같이 행겨두면 몰라 대강 몇 만원 더주고 떡볶이 이런거 챙겨줌. 하지만 이것도 막 뭐라 못하겠는게, 원래 주방일 세계가 좀 그런거같음. 나 치킨집 알바할 때도 시간 넘길때가 있어서....근데 아빠는 이걸 용납 못함...이건 배우자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 생각함

그래서 엄마한테 왜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하는거냐 물어봤는데, 그냥 집에만 있으면 잠도 잘 안오고, 일하고 싶대. 뭐 돈 때문에 하는게 아니래. 나도 이건 이해함. 나라도 집에만 박혀 있으면 좀쑤실듯.....

여튼 그래서 엄마 늦게올때마다나 엄마 아프다고 할때 아빠는 왜 그렇게까지 힘들면서 일을 붙들고 있냐고 집안에 큰 소리나는중이다.

돌겠음 진짜 어떻게 해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