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코로나19 시국에 적자 운영이라고 난리였는데, 아니었나봐요.”
올해 FA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과열됐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100억 원대 계약만 벌써 3차례다. 앞으로더 나올 수 있다. 다수의 구단이 전력 보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시국으로 관중 수입이 없어 적자라고 울상이었다. 그런데 FA 시장을 보니 아니었나보다”면서 “과열된 듯하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KBO 리그 구단들은 무관중, 제한적 관중 입장에 큰 타격을 입었다. FA 영입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특별 예산을 가져온다고 하지만, 이정도 지출이면 앞으로 구단들의 앓는 소리를 팬들 포함 누구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A구단 고위 관계자는 “너무 과열됐다. 비정상적인 FA 시장이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LG 트윈스는 외부 FA 외야수 박해민(전 삼성 라이온즈)를 영입하는 데 4년 총액 60억 원 계약 조건을 내밀었고, 내부 FA 외야수 김현수(33)에게는 4+2년 총액 115억 원을 제시했다. 박해민과 김현수를 잡는 데 LG는 175억 원 통큰 투자를 했다.
LG는 김현수에게 또 다시 거액을 안겼다. 2016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2시즌이 지나 국내 복귀를 택한 2018년, LG와 4년 115억 원에 사인했던 김현수다. 2019년부터는 주장을 맡아 팀이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김현수는 신일고를 졸업하고 2006년 두산에 입단해 KBO 리그에서 14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3할1푼9리 212홈런 1169타점을 기록한 대표 선수다. 그간 KBO 리그 정상급 선수로 군림했다. LG 유니폼을 입고도 제 몫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다. KBO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격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 115억 원이 ‘합당한가’라는 물음표가 나오고 있다.
LG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 2018년에는 타율 3할6푼2리 20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잠실야구장을 쓰면서 대단한 기록을 남긴 것이다. 이후 2020시즌까지 3할 타율을 쳤다. 하지만 올해 그의 기록이 달라졌다. 1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로 떨어졌다. 물론 내구성이 좋은 선수다. 최근 3시즌 연속 140경기 이상 출전했고 10개 이상 홈런을 생산했다. 지난 2013년, 두산 시절부터 7시즌 연속 80타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이 기간 100타점 이상 시즌은 3차례다. 올 시즌에도 17홈런에 96타점을 기록했다. 올해까지 성적이라면 이런 계약에 끄덕일만 하다.
하지만 김현수의 나이는 1988년생으로 30대 중반을 향해간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1~2년 계약이 아닌 4년 계약이다. 옵션을 제외하더라도 만 37세까지 보장되는 계약인 것이다.
두산 베어스도 외야 거포 김재환에게 4년 총액 115억 원에 계약했다. 김재환도 김현수와 같은 나이다. 2008년 두산 입단 후 원클럽 맨으로 뛰고 있었고, 통산 타율 2할9푼6리에 201홈런 722타점 성적을 거뒀다. 잠실야구장을 쓰면서도 장타력, 타점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거포가 필요한 팀이라면 김재환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두산은 놓치지 않으려고 구단 역사 처음으로 100억대 계약을 기록했다.
아직 그들의 기량이 꺾일 것이라고 보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리스크’는 분명 있다. 앞으로 그들의 성적에 내리막 우려가 되는 나이다. 그런데 구단은 지갑을 크게 열었다. “뺏기면 안되니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했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knightjisu@osen.co.kr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