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는 추억 보정을 싹 걷어내고도 명작이라 칭송받을만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기본기에 충실한 스토리라인은

포켓몬을 이용한 게임만이 줄 수 있는 꿀잼요소들을 확실히 집어넣었고

전체적인 맵 디자인이나 레벨 디자인도 매우 훌륭하다.

각 지방의 던전 배치도 훌륭한데,

6세대처럼 의도적인 마을과 던전 배치와는 다르게

각 지역의 당위성이 매우 충실하다

그뿐만 아니라 라이벌 또한 매우 매력이 넘친다

과한 설정으로 인해 캐릭터의 매력보다 유치함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모 라이벌과는 다르게

과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설정으로 인하여

매우 담백하게 최고의 라이벌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후에 나오는 라이벌과 포켓몬의 유대는

공박사의 '인간과 포켓몬의 친밀감은 어디서 오는가?' 라는 주제와도 확실히 맞아떨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원초적 목적인 재미,

2세대는 스토리라인 자체가 꿀재미라는 것이다.

포켓몬을 사용한다는 점만 빼면 다른 양산형 RPG랑 다를바 없는 6세대에 비하면

정말 포켓몬게임만의 매력이 넘치는 부분이 많은데,

특히 1~2세대를 책임지는 악당 '로켓단' 또한 매력이 넘친다.

굳이 뭔 파괴의 신을 찾아서 세상을 없앤다느니,

포켓몬을 해방시킨다느니 우주를 재창조한다느니

뭔가 그럴싸하고 열심히 설정한 척 하려고 하지만

실상 뚜껑을 열어보면 시시하고 결국 속 내용은 같은, 클리셰투성이 진부한 악당들과 다르게

이들은 그야말로 순수한 그들의 이득, '악'을 위해 활동한다

은밀히 마약으로 고가에 거래되는 야돈의 꼬리를 얻기 위해 무자비한 남획을 한다던가

괴전파를 이용하여 강제 진화를 연구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신하며 우리에게 흥미진진함을 주기에 그지없다

굳이 뭔 전설의 이상과 경계의 진실 어쩌구를 부활시켜 지랄지랄 하는것보다 당위성있고 재미있는 악당이란 것이다.

그리고 2부로 넘어가는 관동지방부터 빅재미는 시작된다

아무런 방해도 규율도 없이

마치 오픈월드를 진행하는 듯한 스토리 속에서

많은 트레이너와의 대화,

그리고 주요 npc들과의 스토리 속에서 우리는 마치 자유여행을 하는듯한 재미를 느낀다

그러면서도 포켓몬 자체는 '도감완성'과 '체육관 배지 모으기' 라는 원초적인 게임의 목표가 있기때문에

이런 자유여행 속에서도 확실한 스토리가 잡혀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 지도를 보고 계획을 짜서 관동지방의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마치 만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나만의 모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자유로움 속에서도 은밀히 탁탁 맞아떨어져가는 스토리는 마침내 클라이막스,

은빛산을 올라 챔피언 레드를 만나며 끝을 맺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팬아트와 팬픽을 통해서 이 마지막 만남의 순간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이 10년도 넘게 지난 게임의 마지막 장면에 열광할까?

왜 레드와의 만남을 그려내는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많을까?

챔피언 난천과의 만남을 만화로 그린 사람은 없다

N과의 결전을 만화로 그리는 사람도 없었다

그란돈을 깨우는장면도,

다크 트리니티의 등장도,

영화배우 카르네와의 대화를 그려낸 사람도 없다.

그 수많은 게임속의 장면들을 재치고

이 옛날 게임의 한 장면이

지금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수많은 팬아트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단 하나,

그만큼 2세대의 스토리가 명작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