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야설이었는데 조건부로 나오는 푸키먼들이 많아서 일상물로 감.
푸키먼등장 신청좀 많이많이 하세요.






낮의 고인빌라는 한적해요. 소리는 들리지만 웅성거림은 없죠. 칼름(Calm)이라는 감정이 느껴졌어요. 따스한 햇살이 노란 커튼에 가려 방이 어두운 노랑 빛으로 은은하게 차오르고 있었어요. 피오네는 해너츠를 한참이나 꼬옥 끌어안아 주었지요.


"조금 있으면 온댔어."


피오네가 속삭였어요. 따뜻한 피오네의 품 안에 꼬옥 안겨있던 해너츠가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눈을 번쩍 뜨고는, 방문 손잡이에 걸려있던 옷을 황급히 챙겨 입었습니다.


"지금이 몇 시야?"
"2시 반 정도."
"아, 큰일났네.."


피오네는서두르는 해너츠를 귀엽다는 듯 바라봐요. 화염레오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초인종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네요. 해너츠가 쪼르르 달려가 문을 열어주자 니로우와 붐볼이 보였답니다. 니로우가 비스킷을 으적으적 씹으며 인사했어요.


"엉. 이 몸께서 놀러오셨다!"
"집 좋구만-"


붐볼이 현관문을 조심스레 닫았어요. 아무 방향제도 뿌리지 않고, 그저 집 자체의 나무 냄새만 감돌았지만 그 향이 머리를 깨끗하게 해 주었어요. 은은한 나무 향이야말로 니로우가 제일 좋아하는 향이랍니다. 커텐에 가려 빛이 들어오면서도 은은하고 어두운, 니로우는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며 중얼거렸어요.


니로우가 선물으로 가져온 비스킷을 내려다 놓았어요. 빼꼼빼꼼 보고만 있던 피오네가 때마침 부엌에서 음료수를 가져왔답니다.


"대접해드릴 게 후르츠밀크 뿐이라 포송해요. 아시다시피 해너츠가 아직 갓수라서.."
"에이, 갓수 아닌 푸키먼이 어디 있어? 나도 한때는 길바닥에서 맛있는물이나 받아마시고 살았는데."
"나도 발전소 들어가기 전까지는 갓수였어."


즐거운 만담이 오갔어요. 해너츠의 직장 푸념, 얼마 전에 껔인 부리가 아직도 얼얼하다느니, 막타로 대폭발 캐리하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상대 특성이 습기였다던지. 그러던 와중에 니로우가 후르츠밀크를 한 모금 마셨답니다.


"오, 자판기 꺼 하고는 맛이 다른데? 뭐야?"
"에? 헤헤, 사실은 인터넷 레시피대로 제가 한 번 만들어봤어요."


그렇게 몰려오는 쓴맛과 떫은맛에 니로우는 방바닥에 구토를 끼얹었고, 몇 주간은 203호에 얼씬도 못 했답니다.


오늘도 고인빌라는 평화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