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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만 성도지방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불타오르는 망나뇽의 시신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가 말했다. 그는 불길 속에서 사라져가는 그 모습에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망나뇽의 거대한 육체는 그것의 화장식 만으로도 거창한 모습을 장식하였다. 그의 옆으로 다섯 마리의 용과 한 마리의 프테라가 망나뇽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성도 지방으로 가신다고요?"
나의 물음에 그는 내쪽을 향해 돌아봤다.
"네. 그쪽에서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성도지방도 심각한 사태에 놓인 것 같더군요."
"그렇군요."
그는 또다시 불타오르는 거대한 육신을 지켜봤다. 눈앞의 환한 불길이 주위를 뒤덮은 한기마저 날리고 있었다.
"제 불찰입니다. 덕분에 저는 저의 소중한 친구를 잃고 말았습니다."
가만히 불길을 바라보던 그가 말을 걸어왔다.
"빨리 눈치를 챘어야 하는 것인데, 은빛산에서 수련을 하던 어느 날, 한순간에 제 친구는 저의 곁을 떠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앙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군요.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나는 그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 앞에 점점 꺼져가는 거대한 불씨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순간, 그가 일순간에 뒤를 돌아 프테라를 향해 다가갔다. 그의 망토가 크게 펄럭이었다.
"너무 지체했군요. 저는 이만 출발하겠습니다. 관동지방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프테라에 뛰어올랐다. 프테라는 크게 울부짖으며 날아올랐다. 다섯 마리의 용들은 각자의 몬스터볼로 돌아갔다.
"부디 이곳을 지켜주십시오."
목호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고개를 짧게 끄덕이더니 이내 웃으며 하늘 높이 날아갔다. 프테라는 굉장한 속도로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제 슬슬 출발할 것 같아요."
뒤를 돌아보자 이슬이 나의 등 뒤에 서 있었다. 그녀는 내가 초련에게 준 흰 가운을 들고 있었다.
"그 옷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요. 박사님꺼 맞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나에게 옷을 건넸다.
"아, 맞습니다.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 옷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옷을 들어 소매에 팔을 넣었다. 그 순간, 나의 눈으로 저 멀리 구급차에 실린 마임맨의 모습이 보였다.
'초련'
나는 입던것을 멈추고 그쪽을 향해 뛰어갔다. 내가 갑작스럽게 달려가자 뒤에서 이슬이 나의 등 뒤를 따라 뛰었다. 가까이 가자, 처참하게 쓰러진 마임맨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가지런히 누워있는 초련의 모습이 보였다.
"저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가야할 것 같아요."
등 뒤에서 이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뒤를 바라보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들에겐 제가 필요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웃었다.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이슬을 바라봤다.
"많이 걱정되시죠?"
"네?"
그녀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걱정되시면 언니와 같이 가세요. 저는 이만 사람들의 대피를 도우러 갈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인사를 한 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뛰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조용히 누워있는 초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들고있던 흰 가운을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었다.
폐허가 된 블루시티를 뒤로한 채, 수많은 사람들의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저 멀리 완전이 박살이 난 여섯 개의 기둥이 보였다. 실프 주식회사가 보내온 기계였다. 블루시티의 모습은 더이상 지상 낙원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깜깜한 어둠 너머로 보이는 그곳은 그야말로 죽어버린 도시였다. 나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도 찬란히 빛나는 노랑시티의 모습이 보여왔다. 그리고 그 앞으로 노랑시티 게이트 주변으로 거대한 검은 기둥들이 보였다. 강렬한 빛을 내뿜는 그 기계들은 대충 세어봐도 가공할 만한 양이었다. 수많은 작업자들이 계속하여 노랑시티 주위에 거대한 기계와 케이블을 연결하고 있었다.
"박사님, 이제 다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의사가 나를 향해 뛰어왔다.
"사람이 많다보니 노랑시티까지 가는 것도 참 일이군요."
나는 그와 함께 또다시 구급차에 올라탔다. 구급차는 다시 시동을 걸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눈앞에 누워있는 초련을 바라봤다.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이제 병원에 가서 안정을 취하고 의식만 되찾으면 됩니다."
나의 안색을 살피던 의사가 말을 건네왔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나는 다시 창 밖을 바라봤다. 수많은 사람들 너머로 저 멀리 노랑시티의 거대한 정문이 보였다.
"저 혹시 노랑시티에 물건을 전송하는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의 물음에 그는 안경을 치켜올리더니 나에게 말했다.
"음 글쎄요. 노랑시티에는 통신 시스템이 많이 구축되어 있긴 합니다. 도시 곳곳의 포켓몬센터도 그렇고, 실프 주식회사에도 구비되어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던 그는 갑자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계속하여 말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용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네?"
나의 물음에 그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지금 상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으니까요. 아마 각지의 피난민과 더불어 모든 시설이 마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지금 전력난이 아주 심하다고 하더군요."
"전력난이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빠르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네. 지금 이런 비상상황을 위한 모든 시스템을 가동함과 동시에 파라섹트의 습격을 막기 위한 태양광 기계에 전력을 풀 가동하고 있어서 말이지요. 아마 통신 시스템을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완전히 불가능한 건가요?"
"네. 노랑시티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무지개시티라면 안될 것도 없지요."
그의 말에 나는 다시 물었다.
"무지개시티에선 가능한 겁니까?"
"네 가능합니다. 저희가 가는 무지개시티는 지금 아무런 피해가 없거든요."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그는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무지개시티는 신기하게도 파라섹트의 습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모든 인프라가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지요. 약간의 전력을 노랑시티에 빌려주는 것만 빼면 말입니다."
"정말 신기한 일이군요. 아무튼 다행입니다."
이야기를 하던 사이, 어느새 우리가 탄 자동차는 노랑시티 게이트 앞에 섰다. 그리고 저 멀리 무언가를 검색하는 보안대가 구급차로 다가왔다. 그들은 구급차의 문을 두들기고는, 문을 열고 내부를 잠시 확인하더니 무언가를 확인했다는 표시와 함께 다시 물러났다.
"무엇을 확인한 건가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답했다. 나는 창 밖으로 지나가는 보안대의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무언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아직 닫히지 않은 구급차의 문틈 사이로 소리가 들려왔다.
"안돼요! 제 포켓몬을 놓아주세요!"
나는 소리를 따라 나의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한 소년이 보안대에게 잡혀 노랑시티를 향해 끌려가고 있었다.
"제 포켓몬을 놓아줘요! 같이갈거에요!"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 너의 포켓몬은 감염되었다고."
그는 그렇게 말하며 몬스터볼을 던졌다. 그러자 몬스터볼에서 의식을 잃은 발챙이가 튀어나왔다. 발챙이는 온 몸을 절며 바닥에 쓰러지더니,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그 발챙이의 등 위로 짙게 피어오른 곰팡이가 눈에 들어왔다.
"안돼요! 제발 부탁이에요. 발챙이를 돌려주세요!"
"이봐, 태워버려."
보안대가 선글라스를 치켜세우며 뒤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발챙이를 향해 다가갔다. 나는 순식간에 차에서 뛰어내려 그에게 달려갔다. 내가 달려가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를 막아세웠다.
"이봐, 당신 누구야?"
"지금 뭣들 하는 겁니까? 포켓몬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에요?"
내가 소리치자 뒤에 서있던 보안대가 침을 뱉더니 나에게 말했다.
"뭔 소리를 하는거야? 저건 감염된 포켓몬이라고. 이미 죽어 움직이는 파라섹트일 뿐이야. 감염된 포켓몬 하나가 잘못 들어갔다간 어떻게 되는지 알아? 우리가 왜 생고생 하고있는지 알기나 해?"
그렇게 말하며 나를 막고있던 보안대가 나를 밀쳤다. 저 뒤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제 친구를 살려주세요! 제발요."
"이봐, 니 친구는 이미 죽었어. 살아 움직이는 껍데기라고."
"아직 아닙니다! 아직 곰팡이가 쓸었을 뿐이잖아요!"
그러자 보안대가 눈썹을 찡그렸다.
"뭐? 곰팡이만 쓸어?"
그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래서 어쩌자는거야? 저걸 고치기라도 한다는거야?"
그 순간, 나의 가방에 있는 치료제가 떠올랐다. 나에게는 여덟개 남짓 되는 샘플이 있었다. 단 여덟개의 샘플. 내 눈앞에 아이의 눈동자가 보였다.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여덟개 밖에 없었다. 여덟개의 치료제,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닙니다."
"아니면 꺼져. 이상 없으면 빨리 가라고."
그는 그렇게 말하며 발챙이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뒤에서 의사가 나를 급하게 불렀다. 나는 뒤돌아 구급차로 향했다. 나의 뒤로 아이의 절망에 찬 절규가 저 멀리 들려왔다.
"정말 끔찍한 현실이군요."
나는 창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나의 모습을 바라보던 의사가 대답했다. 구급차는 차례가 되자 곧바로 노랑시티로 향했다. 저 멀리 소각장으로 끌려가는 발챙이의 모습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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