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굳게닫힌 문을 거칠게 두드리며 거친 욕설을 퍼붓다가, 뒤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킬리아짱을 보고는 흠칫 놀라겠지.

상황이 파악된 나는 안심하라는 의미에서 킬리아짱에게 멋쩍게 웃어 보인다음에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며 망할 노인네를 부를꺼야.

그러다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고 결국 소용 없다는걸 알게된 나는 지친 나머지 문 앞에 주저앉겠지. 킬리아는 여기서 빠져나가려는 나의 필사적인 행동을 보고는 조금 안심하고 있다가 내가 포기하려는 낌세를 보이자 다시금 나를 경계하기 시작할꺼야.

그럼 나는 어색해진 공기를 바꿔보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킬리아에게 하겠지. 내가 이제까지 키웠던 포켓몬들, 배틀에서 바보같은 실수로 져버린 일,  달콤했던 첫사랑, 여기 갇히게된 사정같은걸 되도록이면 유쾌하고 나긋나긋하게.

킬리아가 내 말의 전부를 이해한거지, 아니면 그냥 내 태도에 감화된건지는 알 수 없겠지만 이야기를 듣던 킬리아 역시 어느순간 나에게 웃어보이겠지. 

그리다 내 이야기 거리가 떨어지고, 다시금 방안에 어색한 공기가 감돌때쯤 나는 킬리아에게 질문을 던질꺼야.

너는 왜 이곳에 있느냐, 저 노인은 대체 누구인가? 이런일이 처음이 아닌가 같은...

킬리아는 대답하지 못하고 다만 괴로운 표정을 지어보이겠지.  나는 그제야 실수였단걸 께닫고 뒤늦게 사과하며 대답할 필요 없다고 하겠지만 킬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에스퍼 능력을 통해 이제껏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이미지로 내게 투시해주겠지.

남자들과 킬리아... 노인의 미소와... 그 메타몽...

나는 분명 분노할꺼야. 분노로 인해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채 방문을 전력으로 걷어차며 욕짓거리를 내뱉겠지. 킬리아는 더이상 나의 그런 행동에 두려움을 느끼진 않을꺼야. 내가 자신을 위해 화내주고 있단걸 이미 알고있을테니까.

잠시 분노를 가라앉힌 나는 킬리아짱의 손을 거머쥐고 '나와 함께 여기서 나가자' 라고 말할꺼야. 내 곧은 눈빛에 킬리아는 일순 감동하겠지만 얼마가지 못해 그 사랑스러운 얼굴엔 깊은 체념의 빛이 서리겠지.

킬리아는 텔레파시를 통해 내게 말할꺼야.

'미안해요 트레이너씨. 저는 여기서 나갈 수 없어요....'

"왜? 어째서야! 킬리아!!! 그런짓을 당하고도! 녀석들의 보복이 두려운거야? 그런 녀석들 내가 어떻게 해서든!"

'그게 아니에요.'

그리고 결코 열리지 않았던 문이 천천히 열리며, 그 녀석이 나타날꺼야.

그래, 바로 그... 거대한... 메타몽.

메타몽은 나를 벽으로 밀쳐버리고는 단숨에 킬리아의 그 조그만 몸을 수십개의 촉수로 들쑤셔 되겠지. 넘쳐나는 애액, 터져나오는 신음...

그리고 나는 아... 나는 들어버리는거야.

귀를 막아도 들려오고, 눈을 감아도 보이고만 마는.. 킬리아의 염상...

'아,앗♥ 저는 메타몽님의 저,전용변기에욧!♥♥♥ 제가 볼품없이 가버리는 꼴을 지켜봐주세엿!♥♥ 무.능.한 트레이너씨♥♥ 효오우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