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신 분들만 읽으세여.
저는 의경으로 군생활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교통 중대로 들어가 전국 다양한 경찰서 다양한 지역에서 직원들이랑 일대일로 다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체포도하고 사람도 합법적으로 패보고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켐페인 하면서 아가들이랑 학부모랑도 놀아보고(이게 제일 좋았어요)범죄자들이랑 숨바꼭질도 술래잡기도 질리도록 해보고 자살하는 사람도 막아보고 공사장, 도박장에서 형사들이랑 같이 싸움도 해보고 서장님 시중들며 녹색어머니회 미시들 재롱 잔치도 구경하고 조금은 지루 할 수있는 내근직 근무도 해보고 각 경찰서 과장님 계장님들이랑도 친하게 지내며 할아버지가 해주는 옛이야기를 듣듯이 경찰이란 조직에대해 배우며 생활했고 시보나 신임 순경들 교육도 해봤습니다.

군생활 더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만난 수많은 직원들도 경찰하라고 세뇌를 시켰고 할머니는 점을 쳤는데 제가 경찰이 될 운명이라고 하셨습니다.
어쨋든 전역후에 제 적성에 꼭 맞는것 같은 경찰이 되기 위해 2달전 노량진으로 상경 했습니다.

열정도 경재적 뒷받침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중요한 건 제가 태어나서 공부라고는 해본적이 없는 빡대가리라는 것입니다.

학교는 점심시간에 밥먹으러 가는 수준이었고(비유가 아니라 그냥 12시에 등교함..) 당연하게도 반에서 꼴등 타이틀을 빼앗겨 본적이 없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고맙게도 선생님들이 엉망일 수 밖에 없는 제 생활기록부를 지각하나 없이 잘 써주셨습니다.

부족한 만큼 남들보다 두배 세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부는 하루 기본14~16시간 정도하고 졸릴때마다 손을 후벼파서 왼손 가죽은 아예 거덜이 났습니다.
그래도 기쁩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what do you say to (going/go) to the movies문제를 맞췄습니다.
2시간동안 책을 붙잡고 끙끙대며 겨우 풀었습니다.
제가 봐도 좆밥문제인대 병신같은 뇌는 이 문제를 푸는데 2시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풀고나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카톡 sns 는 전부 끊어서 친구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해서 연락한 3통의 전화빼고는 아직까지 외부랑 연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가끔 외로운건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물론 어머니한태는 수업이 끝나는 매일밤 11시에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는 2달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매주말 제가 있는 고시원에와서 집에서한 반찬을 가져다 주십니다.
그런 부모님을 보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게 되는것 같습니다.

친구는 일부러 안사귀려고 조용히 지냈지만 다른 사람들이 떠드는거 보면 가끔 부럽기는 합니다.
그간 성격이 많이 소심해진 것 같아 고시원이든 학원이든 만나는 사람한테는 꼭 인사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시험 성적은 개판이지만 공부하는게 자미는 있는게 신기합니다.
특히 한국사가 너무 재밌어서 합격하더라도 더 공부하려고 조선사 책들도 사두었습니다.

저는 원체 촌놈이라 서울에 온적이 별로 없는데 노량진 와서 놀란건 연인들이 정말로 많아도 너무 많다는거였습니다.
모솔이라서 가끔은 참을 수 없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량진에서 난신적자처럼 노는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적어도 제가 다니는 학원에서 그런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고 역시 소문이라는건 과장 되기 마련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데 연인은 과소 평가됬습니다 미세먼지반 연인반입니다.

그리고 노량진 컵밥은 소문대로 싸고 양이 어마어마 했는데 먹을때 마다 수명이 3개월 정도 주는 느낌이라서 처음 먹은 이후로는 안먹습니다.

이런 글 쓰는놈 치고 합격하는 놈 못봤다고 생각 하실수도 있지만 사실 그 말씀을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이 글쓰자마자 바로 발닦고 공부하러 가겠습니다.

근데 가끔 외로움이 너무 심해지면 이런 글이라도 안쓰면 자꾸 이상한 짓을 합니다.

그리고 합격 기간에대해서 말하자면 교수님들이 보통 입원전에 얕게라도 1년 이상 공부한 사람중에도 6개월 합격 굉장히 드문편이고
경찰쪽만 10년 가르키신 교수님도 자기가 본사람중에 입원 4개월차 합격을 딱 한명 보셨다는데

순갤분들 말만들어보면 다 서연고 대문 발로차고 들어갈 정도의 두뇌+체력+정신력을 가지신 분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찌됬든 현직이든 공시생이든 다들 무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줄요약
경찰 되고 싶은데 빡대가리임
주위에 연인 너무 많아서 개빡침
노량진 컵밥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