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졸이다.
고2까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다가 조작파문이후 접고
고3때 갑자기 공부가 재미있어져서 열심히 했던거 같다.

열심히해서 국어 2등급 영어3등급 근현대사 1등급 한국지리 2등급
그리고 수리 8등급을 받았고, 기존 내신은 4.5등급 이었던거 같다.

고3 수능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가정형편이 너무 나빠진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아버지가 아침에 흔들어 깨우셔서 지각인줄 일어났던 그 순간은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평생 잊지 못할거다.

장례를 치르는 와중에도 정신이 나갔던건지 아버지에게
장례식 언제 끝나냐고, 독서실 가야한다고 말했던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미친x였지만 돌이켜봤을때 이때의 열정을
생각하고 공시에 도전한거 같다.)

그리고 대학교 원서를 넣었다.
학교에서 장학금 100만원 준다고 표창장 같은게 왔는데,
그게 등록금내고 돌려주는 형식이었던걸 모르셨던 아버지는
주변에서 100만원 적게 돈을 빌리셔서 입학을 못했다.

나는 남들 다 가는 대학 못한게 서럽기도 했지만,
내가 원치않는 학과에 헛돈내고 놀러다니듯이 학교다니긴
싫다고 생각했다. 애써 생각했다. (결과론적으론 잘한거 같다)

20살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21살 입대를 하였다.
이때 정말 허송세월 보냈던게 지금 나에겐 보약같다.
원없이 놀았기에.

제대후 사회성을 기르자는 명목으로 요식업쪽 알바를 했고 ,
꽤나 사람들도 좋고 나름 미래가 보장된 요식업계라 매니저일까지
약 4-5년 했다.
그 사이 아버지는 사업을 명목으로 내 이름으로 3000만원을
대출하고, 쫄딱 망하시고 나는 그 빚을 짊어지고 살았다.

어릴적부터 검사가 참 멋있었다.
역전재판을 시작으로 조들호 등등 어릴때부터 검사가 참 대단하고
내가 검사는 되지못할지언정 그들을 돕는 수사관이라도 하고싶었다.

도전할 수 없었다.
은연중 나는 고졸에 공무원 시작한다고하면 모두 손가락질할까봐
그것이 두려웠고, 내 자신도 나는 안된다는 마인드를 깔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도전해보려한다.
지금 내 사정은 너무 안좋다. 아버지는 도와주신다고했는데,
하필 임금체불로 인해 빚더미에 앉아 공부하고있다.
3월1일부터 시작한 공부는 하루도 마음놓고 한적 없다.
카드사와 빚쟁이들 전화로 전화는 아예 차단하고 공부한다.

그렇지만 28일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쉰날은 하루,
10시간 이하로 공부한 날은 이틀 , 나머지는 필사적으로 공부하고있다.

물론 초시생에 공부한지 오래된 터, 순 집중시간이 10시간 이상이라
할 순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늘 내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말이 있다. 진인사대천명.
내가 노력을 하면 하늘이 도울 것이고, 그 전까지 나는 노력만 할 뿐.


이제 내 목표는 단순히 내 합격 뿐만 아니라, (이게 물론 가장 중요.)
나같이 고졸에 가난하고 힘든 사람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걸
지금의 나처럼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싶다.

오늘은 유독 서럽고 힘들어 일찍 공부를 마치고, (공부시간 11시간)
익명성의 힘을 빌려 글을 써본다.
물론 나보다 힘든 사람은 더 많은걸 알지만, 그분들에겐 애교로
봐주셨음 좋겠다는 생각으로.

필자는 27살이다. 여지껏 청춘을 원없이 남들 공부하고
대학 생활할 때 놀고 일하고 그 돈으로 하고싶은 것 즐겼으니,
남은 청춘은 소중히 써보련다.

이 글은 제가 자주 보는 순경갤러리, 공무원 갤러리에 올립니다.